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부반장 지윤이의 주변으로 초록색 빛이 살며시 번졌다. 나를 계속 싫어할 줄 알았는데, 이제 아무렇지도 않나 보다. 지난달 반장선거에서 나에게 졌을 때 눈물을 참던 지윤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창밖의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눈에 힘을 주고 지윤이를 보았다. 초록색 빛무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이 능력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하려면 반장으로 뽑힌 학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5학년이 되어서야 드디어 반장이 된 나는, 부반장보다 반장이 무조건 좋을 줄 알았다. 차렷과 경례를 외치는 것도 멋있어 보였고, 반 대표로 상을 받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막상 반장이 되고 보니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설문지 제출을 자꾸 까먹는 아이, 청소 시간이 되면 사라지는 아이, 칠판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적는 것도 내 일이었다. 게다가 반 아이들은 날마다 나에게 내일 준비물이 뭐냐고 물었다. 특히 태민이가 그랬다. 올해 들어 태민이는 설문지를 제때 낸 적이 없었다. 작년에는 안 그랬는데 말이다.
반장 일에 지쳐갈 때쯤, 나는 문득 생각했다. 누가 나를 싫어하고, 또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 이유가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를 싫어해서라면 차라리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벚꽃이 흩날리던 4월 소풍 때였다.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아 두 줄을 잘 지켜 걸어야 했는데, 아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맨 앞에서, 나는 맨 뒤에서 외쳐도 소용없었다. 결국 태민이가 차와 부딪힐 뻔했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태민이를 대놓고 째려보았다. 그때 태민이 주변에서 형광노란색 빛무리가 번쩍 나타났다.
그 후로 나는 눈에 힘을 주면 사람의 감정을 빛깔로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나를 좋아하면 빨간색, 싫어하면 형광노란색, 좋지도 싫지도 않으면 초록색이었다.
“반장.”
“응, 준혁아.”
그런데 이 능력이 통하지 않는 단 한 명이 있었다. 바로 준혁이었다. 오래전부터 내가 짝사랑해온 준혁이. 준혁이와 눈이 마주칠 때면 귓불이 뜨거워졌다.
“지난주 가족 여행으로 학교를 못 왔잖아. 혹시 다른 공지는 없었어?”
“응. 캠핑 안내만 나갔어.”
“고마워 반장!”
그런데 아무리 눈에 힘을 줘도 준혁이의 빛무리는 보이지 않았다. 왜 준혁이만 다를까? 준혁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빛이 보이기만 하면 빨갛게 바꾸려고 노력할 텐데.
우리 반 아이들 중 나를 싫어하는 이는 딱 두 명이다. 한 명은 앞에서 소개한 까불이 태민, 그리고 단발머리 수아이다. 태민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아는 왜 나를 싫어할까? 평소 아이들에게 친절한 수아인데 말이다.
수아는 손에 힘이 없다. 아주 어릴 때 병을 앓고 나서 손에 힘을 제대로 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글씨 정도는 써 내지만, 미술이나 체육 시간에는 아예 참여하지 못한다. 준비물이 조금이라도 무거우면 반장인 내가 수아의 것까지 챙겨야 한다. 고맙다는 말을 빼먹지 않은 수아이지만, 귀찮은 건 사실이다.
아무튼 이번 캠핑에서 내 목표는 아이들의 빛무리를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많이 바꾸는 것이다. 사랑받는 반장이 되는 거다!
“반장, 텐트 너무 무거워.” “반장! 생수는 어디서 가져와?” “반장, 나 무릎 까졌어. 보건실 다녀올게.” 반장, 반장, 반장!
결심한 지 30분 만에 아이들이 나를 그만 찾았으면 했다.
우리 학교는 1년에 한 번 강당에서 학년별로 캠핑을 한다. 특별한 건 없다. 텐트는 펼치기만 하면 자동으로 세워졌고, 저녁도 도시락을 받아서 먹고 치우면 끝이다. 저녁 식사가 끝나면 간단한 활동을 하는데, 매년 똑같은 것만 해서 지겹다. 캠프파이어도 불꽃놀이도, 심지어 촛불까지 안전 문제로 금지되더니, 가볍게 땀이 날 정도의 활동만 한 후 텐트에서 자는 게 전부다.
그래도 딱 하나 흥미로운 게 있다. 바로 장기자랑 시간이다. 노래나 춤이 대부분이긴 했는데, 무대 위 아이들의 모습은 평소와 다르게 정말 멋있었다. 특히 작년에 엄청 인기가 많았던 아이돌 노래가 나왔을 때는, 모든 친구들이 하나가 된 것처럼 춤을 췄다. 춤 동작을 잘 모르는 나조차 자연스레 그 분위기에 녹아들어, 어설프게나마 손짓발짓을 따라 했다.
어떻게 캠핑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텐트를 세우고 저녁을 먹고 여러 활동을 하고 나니 벌써 장기자랑 시간이다. 올해 장기자랑은 볼거리가 다양해졌는데 2반의 어떤 아이는 마술을 한다고 하고, 6반의 어떤 팀은 차력쇼를 준비했다고 한다. 무대 위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었다.
그래도 가장 기대되는 건 준혁이와 부반장이 포함된 우리 반 댄스팀이다.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거라며, 7명의 댄스팀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교실에 남아 춤 연습을 했다고 한다. 얼마나 멋진 춤을 보여줄까? 아까 슬쩍 아이들이 옷 갈아입는 모습을 보았는데, 어디서 구했는지 교복을 입고 있었다. 멋진 중학생 언니, 오빠 같은 모습만 봐도 이미 오늘 장기자랑 1등이었다.
“우아아! 멋있다!”
댄스팀이 무대에 올라가자 함성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준혁이가 리더로서 중앙에 섰고, 나머지 아이들은 3명씩 나뉘어 양옆으로 섰다. 시작되는 노랫소리. 익숙한 아이돌 곡이었다. 준혁이는 무대 위 왕자님이 되어 공연을 멋지게 이끌어 나갔다. 얼마나 연습했는지 댄스팀의 춤 동작들은 거울을 보고 추는 듯 딱 맞아떨어졌다. 무대 아래 아이들도 저마다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집중해서 봐서일까?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을 줬는지 댄스팀 아이들의 빛무리가 나타났다. 준혁이의 빛무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나머지 댄스팀 아이들의 빛무리는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부반장 지윤이까지 말이다! 캠프 내내 반 아이들을 위하여 열심히 봉사해서 날 좋아하게 되었나? 아이들의 신나는 몸짓, 달아오른 강당의 공기, 빨간 빛무리 사이에서 내 머릿속에는 즐거움만 가득 찼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도 아이들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어 끼리끼리 놀더니, 결국 선생님의 소등 시간이라는 말에 텐트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텐트 하나에 3~4명씩 자는데, 나는 수아랑 단둘이 쓰게 되었다. 선생님이 반장이라고 특별히 수아랑 단둘이 쓸 수 있게 했다는데, 나에게만 작은 목소리로 수아를 잘 챙겨 달라고 말씀하셨다.
“반장, 이거 우리 엄마가 같이 쓰라고 주셨어.”
수아는 새것처럼 보이는 침낭을 내밀었다. 학교에서도 이불을 나눠 주지만, 이미 캠핑을 끝낸 6학년이 쓰고 난 후라 사실 좀 찝찝했다. 수아는 세탁해서 깨끗한 것이라며, 아빠가 캠핑을 좋아해서 계절별로 침낭이 있다고 했다. 같은 텐트에서 하룻밤을 단둘이 보내게 되어서 그런 걸까? 수아는 평소와 다르게 들뜬 목소리로 많은 이야기를 나에게 꺼내 주었다.
소곤소곤 얼마나 이야기했을까. 강당 안에 고요함이 점점 내려앉고 있었다. 아이들이 하나둘 수다를 멈추고 잠드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오줌이마려웠다. 소등 전에 화장실을 미리 다녀왔어야 하는데, 후회스러웠다. 강당 안 여자 화장실은 한 칸뿐이라, 캠프 때면 가장 가까운 학교 건물 1층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다. 랜턴을 들고 강당 입구에 가면 선생님이 함께 가 주긴 하지만, 화장실 불만 켜져 있는 어두운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같이 가 줄까, 반장?”
“괜찮은데…….”
“아냐, 나도 이참에 화장실 가지 뭐.”
랜턴을 들고 망설이는 사이 수아가 함께 가 주겠다고 했다. 수아는 가방을 뒤져 집에서 직접 챙겨 왔다는 목걸이형 랜턴을 꺼냈다. 씩씩하게 나서는 수아의 모습에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11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잠든 것 같았다. 살금살금 수아와 함께 강당 입구까지 나왔으나, 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 아마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화장실 쪽으로 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 강당을 나왔다. 학교 건물까지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어둠이 내려앉은 운동장과 달빛이 비치는 동상들의 얼굴을 보니 덜컥 겁이 났다. 머릿속으로 언젠가 들었던 학교에 산다는 귀신 이야기가 떠올랐다. 고개를 푹 숙이고 수아와 꼭 잡은 손만 바라보며 걸었다.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을 줬는지 수아 손에서 빛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색이 빨간색이었다.
“어?”
“왜 그래, 반장?”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수아의 빛무리는 형광노란색이었다. 오늘 수아에게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갑자기 색이 달라진다고? 함께 보낸 저녁 시간 동안 수아 마음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복잡한 생각도 잠시, 갑자기 수아가 소리를 질렀다.
“꺅!”
“아우~” 소리가 나더니, 무언가 휙 뛰어 오는 게 아닌가. 주저앉은 수아 앞으로 나아가 태권도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괴성을 지르며 우리에게 덤벼드는 그것을 발로 뻥 차버렸다.
“김태민! 오늘도 말썽이니?”
“선생님, 그냥 전 장난친 건데…….”
또 김태민이다. 항상 ‘또’ 김태민.
“어서 들어가, 벌써 시간이 11시야!”
수아랑 화장실에 다녀오니, 태민이는 머리를 하나로 묶은 선생님 앞에서 혼나고 있었다. 어휴, 속이 다 시원했다. 왜 태민이는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선생님은 수아와 내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어서 텐트로 가서 자라고 했다.
강당 안으로 들어와 여자 텐트 구역으로 가려는 찰나, 갑자기 태민이가 나를 붙잡았다.
“왜, 또?”
“아니. 그냥 나는 이거 주려고…….”
태민이는 들고 있던 작은 쇼핑백을 나에게 건넸다. 그러고는 남자 텐트 구역으로 뛰어갔다. 수아와 나는 텐트로 함께 돌아와 쇼핑백을 열어보았다. 초콜릿과 생일 축하 카드가 들어 있었다.
“우와! 반장 생일이야?”
“어? 그게……”
다가오는 일요일은 내 생일이다. 태민이가 내 생일을 어떻게 알았지? 안다고 해도 왜 선물을 챙겨 준 걸까? 날 엄청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설마…… 날 좋아하나? 갑자기 가슴 한 구석이 간질거렸다. 생각해 보니 태민이가 장난기는 많아도 키도 크고 목소리도 좋다. 게다가 공부까지 잘한다. 특히 수학은 우리 반 1등이다.
태민이에 대한 생각 때문에 쉽사리 잠들지 못했다. 수아를 포함해 급격하게 변한 아이들의 빛무리도 자꾸 떠올랐다. 결국 밤이 깊어서야 잠이 들었다.
수아와 나란히 앉아 아침으로 받아온 빵과 우유를 먹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잠을 못 잤는데, 일어나자마자 운동장 달리기까지 하고 나니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았다. 슬쩍 눈에 힘을 줘 함께 모인 반 아이들을 훑었다. 아이들의 빛무리는 대부분 초록색으로 보였지만, 어제보다는 빨간색이 많아 보였다. 그런데 태민이의 빛무리가 보이지 않았다.
“어? 이상하다?”
어제만 해도 형광노란색이었는데 갑자기 태민이의 빛무리가 사라졌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반장! 준혁이랑 부반장 봐봐. 설마 사귀는 건가?”
수아가 준혁이를 가리켰다. 준혁이는 지윤이와 손을 다정하게 잡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는 아이들의 호들갑에 준혁이는 어제부터 지윤이와 사귀게 되었다고 수줍게 대답했다. 그때였다. 준혁이에게 초록색 빛무리가 나타나더니, 지윤이의 빛무리가 형광노란색으로 바뀌는 게 아닌가?
허탈함이 몰려왔다. 갑자기 좋아진 태민이의 빛무리가 보이지 않고, 친근해진 수아의 빛무리가 빨간색으로 보이고. 나는 그제야 내 능력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아니, 이걸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내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면 빨간색으로, 싫어하면 형광노란색으로. 그리고 굉장히 좋아한다면 투명한 색으로.
나는 바보 멍청이다. 아주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강당 유리창에 비친 내가 보였다. 내 주변에는 형광노란색 빛무리가 가득했다. 오랜만에 내가 싫은 아침이었다.
최승연
1990년 경남 마산 출생
중앙대 신문방송학부·연극학과 졸업, 고려대 평생교육전공 석사
노경실 동화작가·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신춘문예 심사의 유익한 점 중 하나는 시절의 아픔과 즐거움의 근원을 알아차릴 수 있고, 때로는 시대의 흐름이나 색깔도 뚜렷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작품은 놀랍게도 고양이와 할머니, 할아버지, 다문화와 가정붕괴 그리고 전설 따라 삼천리풍의 옛이야기가 확 줄어들었다. 그 대신 마음의 아픔을 헤쳐 나가는 모험 이야기(얼마 전까지는 물리적인 모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음)와 인공지능(AI)으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혼란과 기대의 상반되는 이야기 그리고 관계와 소통에 대한 미숙함과 상처, 화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이번에도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서 우선 3편을 뽑았다. ‘디어, 나의 배우님’은 전학 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어느 뮤지컬 배우의 노래를 통해 씩씩하게 문을 열고 나오는 이야기다. 문장의 노련미가 느껴진다. 단, 갈등의 해소가 너무 빠른 나머지 그 속도만큼 설득력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컸다. ‘내 친구는 빨간 맛 스파이’는 어린이들이 그 자리에서 후다닥 읽어 갈 정도로 재미와 반전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에게 일어난 문제의 제공자이자 도움의 역할을 하는 부모와의 해결점이 미약하다 보니 작품의 진정성이 반감되고 말았다. 당선작 ‘날 좋아해 줘’는 이야기 자체로는 신선하지 않다. 대단한 기교나 그럴싸한 포장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의 마음만 따라가는 작가의 욕심 없는 글쓰기. 그리고 빛을 통해 자기 추측, 자기 해석 안에 갇힌 마음과 관계를 성급하거나 조급함 없이 풀어 나가는 미덕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부족하다 해도 앞으로의 저력을 높이 산다.
최승연
1990년 경남 마산 출생
중앙대 신문방송학부·연극학과 졸업, 고려대 평생교육전공 석사
12월이면 연례행사처럼 신춘문예 발표를 기다립니다. 많은 해가 지나고 기대는 무뎌져 어느 순간부터 당선되었을 때의 기쁨을 상상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쓴 글들이 이만큼이고 언젠가 토양분이 될 거라 믿으며, 꾸준히 글을 써 나감에 만족하며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래서 당선 전화를 받고 실감이 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당선 소감을 쓰고 있는 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펜을 다시 쥐고 꾸준히 글을 써 나갈 수 있었던 건, 먼 과거에 제 뿌리를 만들어 주었던 선생님들 그리고 현재의 저를 무럭무럭 자라나게 한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7년 한겨레 아동문학 작가교실을 수료하고 지금까지 남아 서로를 응원해 온 56기 인숙, 은주, 혜영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날카로운 지적과 사려 깊은 조언을 나누어 주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졸업 후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음에 부끄러워 연락드리지 못했던 이근미 교수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동화를 써 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흑석동 캠퍼스 어느 공간에서 지혜와 경험을 아낌없이 내어 주신 교수님들, 그리고 함께한 문우들. 긴 세월이 흘렀지만 그 시간은 제 뿌리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새로운 시작을 펼치게 해 준 동아일보와 노경실, 원종찬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계속 정진하여 아이들을 위한 글을 꾸준히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동화 작가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응원해 준 가족들과, 당선 소식을 제 일처럼 기뻐해 준 소중한 길벗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