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신춘문예

창고에선 신선도 유지

by  박희련

  • 작품전문
  • 시놉시스
  • 심사평
  • 당선소감
  • 등장인물
    동준 파트타이머. 32세.
    치수 파트타이머. 34세. 규하와 1인 2역.
    효정 냉장창고 매니저.
    성곤 동준의 아버지.
    규하 파트타이머. 32세. 치수와 1인 2역.

    곳 배달 업체의 자회사 마트에서 운영하는 거대한 냉장창고 안. 혹은 동준의 집.
    때 겨울.
    무대 거대한 선반에 다양한 식품들이 줄지어 진열되어있다. 인물들은 주문 정보를 확인하는 단말기를 갖고 다닌다. 창고에서는 모두 두꺼운 옷을 입는다. 배달될 물건을 출고지로 내보내는 컨베이어 벨트가 놓여있다. 벨트 앞으로 물건을 포장하는 테이블이 있다.

    1

    동준, 효정과 함께 물건을 완충용 포장재(뽁뽁이)로 포장하고 있다.
    효정, 동준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동준은 마스크를 끼고 있다.

    효정 누가 마스크 끼고 일하라던?
    동준 아, 그게 아니라 감기에 걸려서…
    효정 여긴 냄새가 중요해. 제일 위험해. 뭐가 썩고 있다는 증거거든.

    동준, 마스크를 벗는다.

    효정 됐어. 감기라며.
    동준 …끝물이라서.

    동준, 다시 포장한다. 솜씨가 야무지다.
    바깥쪽에서 다시 컨베이어 벨트 안으로 패킹된 상품이 들어온다.

    효정 뭐야?

    동준, 당황해서 봉투를 뜯어 바깥에 붙어있던 영수증과 상품들을 확인한다.
    효정, 패드를 확인한다.

    효정 또 치수 씨네. 오늘만 두 번째다. 이게 뭔 짓거리냐? 하여간 제대로 하는 게 하나가 없어. (패드를 보면서) 계란 봐봐. 썩었다네.
    동준 (계란을 꺼내 확인하고는) 썩었어요.
    효정 아, 냄새 못 맡나? 이해가 안 되네. 가서 새것 가져와.

    동준, 진열대에서 계란을 가져와서 포장한다.

    효정 계란은 두 번 싸. 자꾸 깨져서 온다네.
    동준 아, 네.
    효정 라이더들이 어떻게 하는 줄 알아? 투수야, 투수. 막 던진다고. 우유라도 있어 봐. 어떻게 되겠어?

    동준, 포장용 완충재로 계란을 한 번 더 싼다.

    효정 일 잘하네.

    동준, 물끄러미 효정을 본다.

    효정 일. 잘 한다고.
    동준 제가요?
    효정 잘해. 손이 야무지고. 실수도 없고.
    동준 제가요?
    효정 (피식 웃고는) 그래요. 동준 씨가요. 그런 말 못 들어봤어?
    동준 (표정을 숨기려 하지만 미소가 새어 나온다) 아르바이트는 처음이라…….
    효정 처음이라고? 서른둘이라며?
    동준 공부가 길어져서…….
    효정 아이고, 그래. 공부하는 게 있구나. 무슨 공부?
    동준 임용고시요.
    효정 아, 선생님. 선생님 좋지. 좋은 일이지. 그래서. 계속하려고?
    동준 일단은…….
    효정 이 일 나쁘지 않아. 춥다고 2시간에 30분씩 쉬지, 시급은 더 세지, 밤에는 시급 2배로 주지. 밤에만 일해서 몇백씩 돈 벌어가는 사람도 있어. 저 냉동 창고 애들은 더 많이 받고 더 자주 쉰다.

    동준, 뒤편의 냉동 창고를 훌쩍 넘어다본다.

    효정 난 동준 씨 마음에 든다. 계속 좀 해주면 좋겠어.

    효정, 어떤 냄새를 맡고는 인상을 구긴다.

    효정 이게 무슨 냄새야.

    효정, 진열대로 가서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피기 시작한다.
    동준, 패킹이 끝난 물건들을 바구니에 담아 반대쪽으로 밀어낸다.

    효정 동준 씨, 이리 좀 와봐.

    동준, 효정에게로 다가간다.

    효정 냄새 안 나?

    동준, 물건들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는다.

    동준 나는 것 같기도 해요.
    효정 여기 어디서 나지? 딱… 계란 썩는 내 같은 거. 뒤쪽에 뭐 떨어진 거 있나 봐봐.

    동준, 몸을 숙여 뒤를 살펴본다.
    잘 보이지 않는지 손전등을 켜서 확인한다.

    동준 아무것도 없어요.
    효정 돌아버리겠네. 내가 냄새에 퍽 예민한 사람이에요. 직업병이야. 가끔은 안 나는 냄새도 맡는다니까.

    효정의 단말기가 울린다.

    효정 (단말기 꺼버리고) 냄새가 어디서 나는 거야. 자기도 냄새 느껴지지?
    동준 사실 잘 모르겠어요.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효정 그러면 나는 거야. 여기가 온도가 낮으니까 우리 몸도 좀 무감각해지거든? 냄새도 그래. 나갔다 들어오면 느껴질 수도 있어.
    동준 치수 형한테 물어볼까요? 이제 곧 들어올 텐데.
    효정 걘 됐어.
    동준 그런데 유통기한이 다 정해져 있는 거 아니에요? 그 전엔 문제없지 않아요?
    효정 꼭 그렇진 않아. 포장에 몰랐던 구멍이 나 있거나. 원래부터 하자가 있는 제품들이 있거든. 안 되겠다. 이참에 유통기한 확인 한 번 하자.
    동준 안 쉬세요? 단말기 울렸는데…
    효정 난 이제 춥지도 않아. 거의 뭐 에스키모인이라고 봐야지.

    동준, 슬며시 웃는다.

    효정 웃을 줄도 아네. …근데 동준 씨, 혹시 말이야.
    동준 네?
    효정 치수 씨한테 무슨 냄새 안 나?
    동준 치수 형이요?
    효정 안 나?
    동준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효정 난 진짜 걔랑 둘이서 일을 못 하겠어. 너무 심해. 좀 이따 오면 맡아 봐봐. 아, 나 정말 예민한 사람인데. 냄새가 코를 후벼 파는 것 같어. 걔 때문에 자꾸 뭐 썩고 있는 것 같고. 안 씻는 거야, 뭐야? 나중에 한 번 맡아 봐.

    동준, 유통기한을 확인하다 자신의 몸에 냄새를 맡아본다.

    효정 동준 씨 말고! 치수 씨 오면 맡아보라고.
    동준 그게 아니라… 저한테도 냄새날까 봐.
    효정 동준 씨한텐 안 나.
    동준 그래요?
    효정 동준 씨는 혼자 살면서 세탁 잘 하나 봐. 젊은 사람들 빨래 잘 못 하면 쿰쿰한 냄새라도 나기 마련인데.

    치수, 단말기를 보며 들어와 바구니에 물건을 담는다.
    효정, 어색하게 상품을 포장하며 동준에게 눈짓한다.
    동준, 치수에게로 가 코를 가져다 댄다.

    치수 (동준을 보고는) 30분 후딱이다, 야. 너 이제 갈 때 안 됐어?
    동준 (조금 놀라서) 됐어요. 이제 퇴근해야죠.
    치수 내일은 오후 근무지? 심심한데 잘 됐다.

    효정, 동의를 구하듯 동준을 향해 고개를 끄덕거린다.

    동준 (대답 대신) 저 퇴근해보겠습니다.


    2

    동준의 집.

    성곤, 설거지하고 있다.
    한쪽에 일렬로 줄 세운 소주병.
    동준, 뭔가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들어온다.

    동준 (성곤을 보고 잠깐 멈칫하고는) 오셨어요.
    성곤 어딜 갔다 오니.
    동준 말씀 좀 하고 오시지.
    성곤 집이 이게 뭐냐.
    동준 그냥 두시지, 왜 치우셨어요.

    동준, 비닐봉지 내려놓고 다른 봉투에 소주병을 담는다.

    동준 오래된 거예요. 몇 달이나 전에 먹은 거예요.

    성곤, 행주를 탁탁 털어 널고는 동준의 얼굴을 본다.

    성곤 밥은 먹었냐. 그건 다 뭐니.
    동준 뭐든 해 먹으려고요.

    성곤, 냉장고에서 식품들을 꺼내 작은 테이블에 올린다.

    성곤 너희 엄마가 반찬 통 가지고 오래서 왔는데 아무리 뒤져도 안 보인다.
    동준 (일어나서) 반찬 통이요?

    동준, 냉장고, 싱크대 상부장, 하부장을 열어 확인한다.
    성곤, 작은 밥솥에서 밥을 퍼 테이블에 올린다.

    성곤 앉아. 일단 먹어라.
    동준 냉장고에서 꺼낸 적이 없는데.
    성곤 밥 안 먹고 사니?
    동준 (앉으며) 먹어요.

    성곤, 창문을 열고는 책 위의 먼지를 탁탁 턴다.

    동준 같이 드세요.

    성곤, 대답 없이 책상을 박박 닦는다.

    동준 아버지.
    성곤 나는 됐다. 너희 엄마 기다린다.

    사이.

    성곤 (책상 위를 정리하며) 어디 갔다 오는 거냐.
    동준 아르바이트요.
    성곤 돈이 부족해?
    동준 아니요. 그냥 머리 좀 식히려고.
    성곤 올해까지만 사고 집으로 들어오는 게 어떻겠니.
    동준 …….
    성곤 아직도 그 일이 하고 싶어?
    동준 …….

    동준,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성곤, 동준 앞에 앉는다.

    성곤 먹어라. 조용히 할 테니까.
    동준 다 먹었어요.
    성곤 좀 제대로 먹어라. 얼굴 좀 봐라.

    동준, 깨작거린다.

    성곤 나도 이제 정년이다.
    동준 돈 안 부쳐주셔도 돼요.
    성곤 집에는 안 들어오겠다는 거냐?
    동준 …….

    동준, 일어나려 하자.

    성곤 어디 가니.
    동준 반찬 통 찾아드릴게요.
    성곤 좀 먹으라니까.
    동준 지금 잘 안 들어가네요.

    동준, 온갖 서랍들을 다 열어 확인한다.

    성곤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니? 이 좁은 집에.
    동준 안 보이니까요. 제가 어디 넣어놓고 잊어버렸나 해서요.
    성곤 뉴스 보니 요즘 너희 또래는 다 그렇다더라. 다 살기가 어렵단다.
    동준 …….
    성곤 네 잘못이 아니다. 요즘 어디든 취직하기가 어렵다는데. 선생은 더 얼마나 어렵겠니.

    동준, 신발장을 열어 확인한다.

    성곤 신발장을 왜 보니. 반찬 통을 누가 거기에 넣어둔다고.
    동준 …….
    성곤 제대로 된 신발이 하나 없더라.

    성곤, 안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올려놓는다.

    성곤 신발이라도 하나 사라.
    동준 됐어요. 필요 없어서 안 산 거예요.
    성곤 신발 같은 게 다 마음가짐이고 그렇다.
    동준 없네요. 아무리 찾아봐도. 제가 무심코 버렸나 봐요.
    성곤 집을 보니……. 동준아, 네가 제일 힘든 것 아니겠니.

    동준, 성곤의 앞에 앉는다.

    성곤 너무 오래 미끄러지고 있으면 그냥 미끄러지기만 하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니겠니. 네가 어릴 때 얼마나 영민했는데.
    동준 반찬 다 먹으면 제가 집으로 갖고 갈게요.
    성곤 나는 너한테 바란 게 없다. 그냥 사람답기만 하면 된다고. 사는 게 뭐 별거냐?

    동준, 성곤이 준 돈을 다시 성곤에게로 민다.

    동준 저 공부해야 해요. 가져가세요. 안 받고 싶어요.
    성곤 …….

    성곤, 일어나 옷을 갖춰 입는다.
    동준, 그런 성곤을 보며 상을 치운다.

    성곤 환기 좀 해라. 온 집에 냄새가 배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동준 냄새가 난다고요?
    성곤 그래. 그러고 돌아다니면 남들이 뭐라고 하겠냐.
    동준 아버지 착각이에요.
    성곤 뭐가?
    동준 냄새요.
    성곤 냄새를 어떻게 착각해.
    동준 저 냄새 안 나요. 저도 어디 가면 일 잘 한다는 소리 들어요.
    성곤 아르바이트에서 너 잘 한다던?
    동준 예. 그리고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하던데요.
    성곤 …동준아.
    동준 …….
    성곤 내가 너무 미우면 남이 미워지기도 한다. 원래 그런 거야. …간다.

    성곤, 동준의 집을 떠난다.


    3

    냉장창고 안.
    치수와 동준이 상품을 꺼내고 있다.
    동준이 진열대에 매달리다시피 해서 나물 반찬 팩을 치수에게 건넨다.

    동준 몇 개 더 있어야 한다고요?
    치수 네 개.
    동준 네 개요?
    치수 네 개.
    동준 세 개밖에 없는데요?
    치수 네 갠데?
    동준 제대로 센 것 맞아요?
    치수 있어 봐.

    치수, 바구니에서 다시 물건을 센다.

    치수 7개. 맞는데. 네 개 더 있어야 하는데.
    동준 (건네며) 하나.
    치수 (받아서 바구니에 넣으며) 하나.
    동준 둘.
    치수 둘.
    동준 셋.
    치수 셋.
    동준 (안으로 고개를 더 들이밀어 여기저기 확인하며) 진짜 없는데요.
    치수 정말 없어?
    동준 없어요.
    치수 큰일인데. 일단 내려와.
    동준 어떡해요? 매니저님한테 말해요?
    치수 없을 리가 없어. 분명 여기 어디 숨어있을 거야.
    동준 그게 왜 숨어있어요?
    치수 정리하다가 밀려서 아래로 떨어지거나, 다른 것들이랑 같이 박혀있거나.

    동준이 내려오자, 치수가 다시 올라간다.

    동준 없다니까요.
    치수 내가 해보니까 그래. 단말기는 거짓말을 안 해. 뭔가 이상하면 내가 잘못된 거거든. 너도 뭔가 이상하면 그런 생각을 해. 내가 잘못됐다.
    동준 …….

    치수, 깊숙한 곳에서 나물 팩 하나를 꺼내 가져온다.

    치수 짠.

    동준, 나물을 물끄러미 보고는 다른 물건을 담기 시작한다.
    치수, 바구니를 하나 더 가져와 함께 담는다.

    치수 이 많은 걸 이 시간에 왜 주문을 하느냐, 이 말이야. 우리처럼 밤에 사는 사람들인가.
    동준 그런가 봐요.
    치수 근데 무슨 냄새 안 나냐?
    동준 네?
    치수 난 맨날 여기만 오면 뭐 썩는 냄새가 그렇게 난다.
    동준 …….
    치수 근데 내가 그랬지. 뭐가 이상하면 내가 잘못된 거라고. 나부터 의심한다, 나는.
    동준 (물건을 세어 바구니에 넣으며) 다섯, 여섯, 일곱… 일곱.
    치수 (옆에 와 하나를 빼며) 이제 일곱.
    동준 아닌데요.
    치수 (동준의 바구니 안 물건을 세며)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동준 (자신의 손에 있는 물건을 보여주며) 일곱.
    치수 미안. 역시 내가 이상한 거였네.

    동준, 다시 자신의 바구니에 물건을 채우기 시작한다.

    동준 그런 소리 좀 그만하세요. 그러니까 더 이상한 사람이 되잖아요.
    치수 여기는 말이다. 별것이 없어요. 사람들이 그런 말 너한테 많이 하지? 여기 별 것 없다고. 왜 그러는 줄 알아? 정말 별 것 없으니까 그래. 그냥 잘 세고, 잘 싸고, 잘 보내면 그만이라니까.
    동준 …그런 것도 잘 못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치수 넌 여기 왜 왔는데? 너도 뭐 하는 애지?
    동준 임용고시요.
    치수 이야, 멋있다. 뭐랄까. 되게… 기깔나.

    치수와 동준, 함께 테이블에서 물건을 싸기 시작한다.

    치수 어때? 그런 멋진 걸 하다가 여기에 오니까.
    동준 무슨 뜻이에요?
    치수 나는 노무사 준비만 7년째다.
    동준 …….
    치수 나 이렇게 보여도 법대 나왔다.
    동준 법대요?
    치수 너 여기서 일한 지 며칠 됐어?
    동준 한 달 정도 됐어요.
    치수 나 여기서 3년째다. 너도 조심해라. 나도 딱 네 나이에 왔거든.

    치수, 또다시 냄새를 맡는다.

    치수 아무래도 이상하다. 어디서 썩은 냄새가 나는데. 이건 진짜야.

    치수, 킁킁대며 냄새를 맡기 시작한다.
    동준, 치수를 가만히 본다.
    치수, 이것저것 물건을 치우며 냄새의 원인을 찾는다.
    동준, 포장한 물건을 컨베이어 벨트 바깥으로 내보낸다.

    치수 와 봐. 아무래도 난다니까. 같이 찾아야지.
    동준 (치수에게 다가와서) 어차피 전 몰라요, 무슨 냄샌지.
    치수 썩는 냄새지.
    동준 전 모르겠는데요.
    치수 처음엔 잘 몰라. 하다 보면 알게 되지. 여기 어디서 뭐든 항상 썩고 있다는 걸.
    동준 다들 뭐가 그렇게 썩는다는 건지.

    동준과 치수, 킁킁대며 이곳저곳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다 서로 부딪친다.

    치수 넌가?
    동준 예?
    치수 냄새의 원인.
    동준 저요?

    동준, 자신의 냄새를 맡는다.

    치수 농담이야, 자식. 순진하긴.
    동준 뭐예요.

    치수, 구석에서 무언가 냄새를 맡고 물건들을 와르르 빼낸다.
    그리고 그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치수의 하반신이 겨우 보인다.
    치수, 썩은 파를 꺼낸다.

    치수 찾았다. 이런 거 조심해야 하거든. 다른 것도 다 오염시켜.

    치수의 단말기가 울린다.

    치수 난 퇴근이다.
    동준 들어가세요.
    치수 짐 좀 싸야지. 여기 뭐가 많아요.

    치수가 나가자 동시에 효정이 들어온다.
    효정, 치수를 훑는다.

    효정 어때.
    동준 …나요.
    효정 나?
    동준 나요. 냄새. 치수 형한테.
    효정 안 되겠다. 이참에 확실히 말을 해야겠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주문 좀 많이 들어왔어?
    동준 새벽이라서 별로요.
    효정 이 시간대가 좋지? 딱이라니까. 낮에는 내 할 일 하고.
    동준 …네.
    효정 할 일도 없는데 포장지들 정리 좀 할까? 새로 잔뜩 들어왔거든.

    효정, 책상 아래에서 새로 들어온 포장지를 꺼낸다.
    포장지는 끈에 단단히 묶여 있다.
    효정이 끈을 잘라내자, 포장지가 순간적으로 폭발하듯 부풀어 오른다.
    매섭게 부푼 포장지로 인해

    둘,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효정 빼기 쉽게 나눠서 착착 접어. 접는 법은 배웠지?
    동준 네.
    효정 그래, 동준 씨는 손이 빠르니까 잘 할 거야.
    동준 …….
    효정 동준 씨? 거기 있으니까 안 보이네.
    동준 네. 잘 들려요.
    효정 그래. 그나저나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자, 동준 씨라고 생각해봐.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해볼게.
    동준 네.
    효정 동준 씨, 신발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것도 다 마음가짐인데.
    동준 (놀라서) 예?
    효정 아니, 발 냄새 비슷한 것 같아서. 발이 원인일 수도 있잖아.
    동준 저요?
    효정 아니. 그건 그냥 불러본 거야. 동준 씨라고 생각해보라고.
    동준 아, 네.
    효정 방금 건 좀 그래?
    동준 발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효정 그러면… 공부 준비하는 건 잘 돼가?
    동준 네?
    효정 그냥 말을 트는 거야. 분위기상.
    동준 아, 네. 잘 돼갑니다.
    효정 공부만 한다고 너무 환기도 안 하는 거 아니야? 집은 치우고 살아?
    동준 …대충… 네.
    효정 다른 게 아니라, 살짝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같이 일하는데 자꾸 신경이 쓰이네. 내가 좀 냄새에 예민하잖아.
    동준 …….
    효정 어때?
    동준 좀… 그냥 매니저님이 예민하다는 말씀처럼 들리는데요.
    효정 아, 그래. 그러면 그냥 대놓고 이런 건 어때? 동준 씨 샤워는 좀 하고 다녀?
    동준 어우, 그건 너무 직접적인데요.
    효정 아, 짜증 나, 정말! 냄새는 그 자식이 풍기는데 왜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거야! 내가 치수 씨 때문에 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자!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싶어서. 내가 볼 때 치수 씨 뭔가 잘못됐어. 어디 속에서 뭐 썩는 거 아니야?
    동준 …….
    효정 노무사 준비한다더니. 자기도 잘 들어. 자기 몸이 제일 중요한 거야. 자기 몸도 제대로 관리 못 하는데 뭘 관리하겠어?

    동준, 자신의 몸에서 냄새를 맡는다.

    효정 그냥 간단하게. 체취가 좀 있네.
    동준 …….
    효정 어때.
    동준 아뇨, 그런 말 듣고 씻을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냄새 풍기지 않아요.
    효정 자기가 맡아도 정말 심하지?
    동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효정 미치겠네.
    동준 저는요. 저렇게 자기가 잘난 줄 아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효정 왜? 자기한테 무슨 말을 해?
    동준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거든요.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우월감만 가득 찬 인간들.
    효정 누가. 치수 씨가?
    동준 그렇게 말씀하셔서는 절대로 안 돼요. 더 세게 말씀하셔야 해요. 치수 형 때문에 저까지 더러워지는 기분이에요. 냄새 옮을 것 같아요.
    효정 (놀라서) 그렇게 말하자고? 그건 안 되지.
    동준 포장지로 아무리 포장해도요. 썩은 계란은 썩은 계란이거든요. 썩은 건 절대로 숨길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말씀하셔야 한다고요.

    그때, 치수가 나타난다.
    효정, 당황한다.

    효정 (일부러 큰소리로) 어, 치수 씨, 가보려고?
    치수 동준이는요?
    효정 동준이 저기에 있어. 지금 가려져서 안 보이는데. 동준 씨?
    동준 네.

    동준, 일어나 얼굴을 보인다.

    효정 치수 씨 퇴근한다네.
    치수 저, 매니저님. 저… 갑작스럽게 말씀드려서 죄송한데요. 저 오늘까지만 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효정 뭐? 갑자기?
    치수 대타할 사람 많죠?
    효정 사람이야 많다만. 이렇게 갑자기? 오래 일했잖아.
    치수 저… 오늘 결과 나오는 날이라서요. 노무사. …붙었어요.
    효정 (벌떡 일어나며) 뭐? 정말?
    치수 예, 그동안 잠을 많이 못 자서 실수도 많이 하고 행색도 말이 아니었는데. 이해해주신 것 다 알아요. 여기 올 때면 겨우 몸도 마음도 좀 쉬는 것 같고 그랬네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효정 정말이야? 정말!
    치수 (쑥스러워서) 네. 이런 날이 오네요. 동준이 너도 꼭 붙어라.
    동준 진짜예요?
    치수 응. 그렇게 됐다. 가끔… 장 볼게요.
    효정 이제 그럼 바로 취직하는 거야?
    치수 몇 주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당분간은 교육받으러 다녀야 할 것 같아요.
    효정 이야, 축하한다, 자식!

    효정, 치수의 어깨를 퍽 친다.

    치수 감사합니다. …상담 필요하시면 연락 주세요.
    효정 당연하지, 나도 이제 내 편 들어줄 사람 하나 생겼네!
    치수 그럼 가볼게요. 동준아, 잘 지내라. 가끔 연락하자. 술 살게.

    치수 떠난다.
    동준, 어디선가 풍겨오는 냄새를 맡는다.
    동준, 자신의 냄새를 맡아본다.


    4

    동준과 효정, 포장 중이다.
    동준, 포장한 상품들을 컨베이어 벨트 바깥으로 내보낸다.
    동준, 단말기에서 알림이 울린다.
    무시하고 바구니를 챙긴다.

    효정 좀 쉬어. 그러다 큰일 나.
    동준 저도 이제 에스키모인이 되는가 봐요.
    효정 냉동 창고에서 일 좀 했다고 허세는.
    동준 점장님, 저 이번엔 될까요?
    효정 열심히 했잖아.
    동준 매니저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요.
    효정 그거 아무나 하는 거야. 오래 하면.
    동준 일부러 그러세요? 매니저 쉽게 했다고 자랑하시려고.
    효정 그래, 자랑이다, 왜?
    동준 부러워서요.

    사이.

    효정 춥다.
    동준 쉬세요.
    효정 예전엔 춥지도 않더니. 그땐 간절했나 봐. 점장 되는 게.
    동준 점장 되면 월급 많이 오르죠?
    효정 자기, 너무 직접적인 거 아니야?
    동준 저도 간절할 데가 필요하잖아요.
    효정 많이 올랐지. 나도 이제 좀 살만하다, 싶어.
    동준 다행이네요.
    효정 어디든 뭐. 점장까지 하면 그렇지. 새로 온 사람은. 일 잘해?
    동준 누구요? 규하 씨?
    효정 맞아, 규하 씨. 오래 할 것 같던데.
    동준 뭐 준비한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효정 그런 애들이 오래 해. 자기도 그랬잖아. 그런데 있잖아. 혹시 말이야.
    동준 네?
    효정 규하 씨한테서 냄새 안 나?

    동준, 자신의 냄새를 맡는다.

    효정 자기 말고. 규하 씨. 예전부터 냄새난다고 하면 자기 냄새를 맡아.
    동준 여기가 냄새가 뒤섞여서. 어떨 때는 안 나는 냄새도 나는 것 같더라고요.
    효정 규하 씨는 진짜야. 좀 이따 오면 맡아 봐. 오래 일할 것 같으면 얼른 말해줘야지. 그래야 같이 일하는 사람이 덜 고생하지.

    효정의 단말기가 울린다.

    효정 나 좀 쉬고 올게. 쉬고 와도 되지?
    동준 당연하죠.

    규하, 효정의 다음 타자로 들어온다.

    규하 포장할 게 많네요. 마저 하면 되는 거죠?

    동준, 고개를 끄덕인다.
    규하, 포장을 함께 하기 시작한다.
    그때, 동준의 단말기가 울린다.
    곧 컨베이어 벨트로 패킹된 상품이 돌아온다.

    규하 어, 뭐 잘못됐나요?
    동준 (단말기를 확인하고는) 청어. 썩었다는데?
    규하 (상품 봉투에 붙어있는 영수증 확인하며) 이거 제가 패킹한 건데…

    규하, 당황해서 봉투를 뜯어 청어를 꺼내 든다.
    규하, 청어 냄새를 맡는다.

    동준 빼고 다시 넣어.
    규하 이거 안 상했는데요?
    동준 안 상했다고?
    규하 이거 너무 신선해서 그래요. 너무 신선해도 냄새가 나요.

    동준, 청어를 받아 냄새를 맡아본다.

    규하 냄새나세요?

    동준, 잘 모르겠는지 계속 냄새를 맡아본다.

    규하 저희 아버지가 생선가게 하시거든요. 그래서 잘 알아요.

    동준,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동준 유통기한 많이 남았네. 상태도 멀쩡하고.

    규하, 다시 청어를 포장하기 시작한다.
    솜씨가 야무지다.

    동준 규하 씨.
    규하 네?
    동준 뭐 준비한다고 했었나?
    규하 …네.

    사이.

    동준 여기서 일 안 할래?
    규하 네?
    동준 같이 계속 일했으면 좋겠어. 우린 규하 씨 같은 사람이 필요하거든.
    규하 저 같은 사람이요?
    동준 응. 신선한 건 신선한 줄 아는 사람.

    규하, 동준을 가만히 본다.
    동준, 남은 것들을 마저 포장하기 시작한다.

    막.

    박희련

    박희련

    1998년 부산 출생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입학 예정

  • 임용 준비를 오래 해온 동준은 대형 냉장창고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매니저 효정은 냄새에 매우 민감하여 냉장창고 안에서 나지 말아야 할 ‘썩는 냄새’를 잘 맡는다. 실수가 잦은 직원 치수의 체취까지 문제 삼는다. 동준은 효정의 요구에 따라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포장 방식을 익히며 일을 배워가는 한편, 효정처럼 치수에게서 냄새를 맡지 못한다.

    퇴근 후, 동준은 집으로 찾아온 아버지 성곤과 마주한다. 성곤은 집의 냄새, 지저분한 생활, 신발 상태 등을 지적하기도 하고, 요즘 취업이 어렵다며 위로도 하며 동준을 바로잡아보려 한다. 동준의 신발이 걱정돼 돈을 쥐어 주려 하지만, 동준은 아버지의 말 대부분을 자신이 부족하다는 비난으로 받아들이고 만다. 성곤은 동준의 집을 떠나기 전, 집에서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동준은 자신에게는 냄새 따위 나지 않는다며 발끈한다.

    다시 작업장에 나온 동준. 치수와 일하는 동안, 치수가 스스로를 잘못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묘하게 치수가 하는 말들이, 동준의 마음을 읽어낸 것만 같아 동준의 내면을 건드린다. 업무가 끝난 치수가 나간 후, 효정이 들어와 치수의 냄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한다. 효정은 동준을 상대로 치수에게 말하듯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효정이 치수에게 던지려는 말들은 동준의 아버지가 동준에게 했던 말들과 유사하다. 동준은 그것이 자신을 향한 말처럼 느껴져 자신의 냄새를 맡아본다.

    그러나 그 순간 치수가 등장해 노무사 시험에 합격했고 오늘까지만 일한다고 밝힌다. 효정은 놀라 축하하고, 치수는 동준에게도 응원을 남기고 퇴사한다. 치수가 떠나자 냄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고, 동준은 자신에게서 냄새가 나는지 다시 확인해본다.

    5년 후. 동준은 이제 임용고시 준비를 완전히 그만두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매니저로 진급하기 위해, 점장이 된 효정에게 부탁도 한다. 그런데 효정은, 새로 들어온 직원 규하에게서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동준은 자신의 냄새를 먼저 맡아보며, 이곳에선 안 나는 냄새도 난다고 말한다. 곧 효정이 쉬러 나가고, 창고로 들어온 직원 규하. 썩은 식품이 포함되었다며, 포장된 상품이 둘에게 되돌아온다. 청어가 썩었다는 알림을 확인한 동준. 청어를 빼고 다시 넣으라고 하는데, 규하는 청어를 직접 확인해보고 “너무 신선해서 나는 냄새”라고 설명한다. 동준은 규하의 말을 듣고, 규하에게 여기서 계속 같이 일하자고 제안한다.
    박희련

    박희련

    1998년 부산 출생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입학 예정

  • 최진아 작가(극단 놀땅 대표)·장우재 연출가(대진대 연기예술학과 교수)

    특정 직업 세계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갈등, 주술, 사기, 어린 등장인물, 가정폭력, 청년, 노인, 따라붙는 과거, 시스템 혼란, 미래 공포 등 붕괴하는 ‘인간다움’을 다시 찾아보려는 몸부림은 더욱 다양해졌다.
    그런데 특기할 만한 흐름이 있었다. 첫째,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이 점점 장르화되어 간다는 것. 장르화를 대중매체의 전략적 속성으로 본다면 이것이 희곡에서도 나타나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하지만 문제는 결국 장르를 얼마만큼 ‘자기만의’ 어법으로 승화시키느냐일 것이며 이는 여전히 피할 수 없는 숙제다.
    둘째, 가상 세계 소재가 많아지고 그것이 추상화되어 간다는 것. 단지 디지털 세계뿐만이 아니라 꿈, 어떤 작가의 상상 속 복도, 맨홀 위에서 발이 안 움직이는 상황, 그림으로 들어간 사람 등의 가상은 과거 비사실주의 희곡이 새롭게 변모하는 것 같아 신선했다.
    셋째, SF 설정이 더욱 ‘현재’로 내려왔다. 이제 SF라서 신기한 건 없다. 여전히 ‘그래서 뭐?’가 요구된다. 아직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에 대한 빤한 설정이 있긴 하지만 많은 작품들이 설정에 짓눌리지 않고 ‘할 말’을 드러내 고무적이었다.
    올해는 응모 편수도 많아지고 당선권 안에 든 작품도 스무 편 정도 되었다. 이즈음 다시 신춘문예가 단막극 공모임을 되새겨본다. 단막은 길이의 문제라기보다 부분으로 전체를 표현하려는 제유법적 속성이 강하다. 그때 작가의 통찰이 빛난다. 그 힘으로 작가는 오래갈 수 있다 믿는다.
    집필 과정에서 AI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작품들도 많았다. 그래서 심사하기에 오히려 쉬웠다. 왜냐하면 아직 AI의 범용성은 맥락을 자신만의 힘으로 길어 올리는 화법과는 확연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은 ‘기억 속에서 우리’, ‘you're…’, ‘바나나 스플릿’, ‘일장춘몽’ 등에 집중했다. 그리고 ‘창고에선 신선도 유지’에 의견을 모았다. 당선작은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단막에서 기대하는 바가 탁월하고, 또 ‘냄새’ 모티브로 관객의 연극적 상상력을 잘 확장했다.
  • 박희련

    박희련

    1998년 부산 출생

    추계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입학 예정

    입을 달싹거리기만 하다 끝내 목이 쉬어버린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에게 너무 많은 말을 걸었던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창고에서 신선도 유지’의 동준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을 찾아 헤맨 사람입니다. 동준이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믿고, 찾아가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 방황이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길 바랐습니다. 세상이 그런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런 동준을 통해 누구에게든 말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못된 말을 잘합니다. 누군가 가장 아플 말을 냉정하게 내뱉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너무 오래 저를 사랑해준 사람들을 아프게 했습니다. 말은 내뱉을 수도 있지만, 걸어볼 수도 있는 일임을 조금 더 빨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찾아 헤매는 동안, 수차례 함께 길을 잃어주신 엄마에게, 아빠에게 감사합니다. 어디든 길이 있으면 큰 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느라 닳아버린 목소리에 겨우 대답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딱따구리란 별명을 가질 만큼 말이 많았던 유년의 저에게 언제나 응답해 주었던 세정 할머니, 무뚝뚝한 사람의 애정이 무엇인지 알려주었던 재학 할아버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방황 끝에 길이 있을 거라고 응원해 주신 정승진 작가님, 박지선 작가님, 손순미 시인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을 가능하게 한 모든 장면과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달싹이다 겨우 한마디를 건넨 순간의 용기를 잃지 않겠습니다.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을 동준의 삶을 응원하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매번 목이 쉬는 길을 택하겠습니다. 그곳이 어느 외딴곳의 냉장창고라도 말입니다.
  • 작품전문
  • 시놉시스
  • 심사평
  • 당선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