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등장인물
강준호(35): 중소기업대표. 시니컬하고 독선적인 인물.
박서희(19): 아름답고 고혹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소녀. 어린 나이 에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듯 지독한 슬픔이 가득하다.
최경장(47): 항상 온화한 미소. 허나 그 미소 속엔 치명적인 독이 가득..
조순경(29): 경찰이지만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에 항상 얼이 빠진 친구.
김성태(46): 준호의 사업 파트너. 착하고 부성애가 깊다.
박두천(62): 서희의 의붓아버지. 상인연합번영위원회장.
다소 거친 보스 기질의 소유자.
정상범(28): 주먹이다. 거칠고 물불을 안 가리는 성격. 서희의 자칭 애인.
종두(18): 서희의 동생. 양아치
등등 다수..
시놉시스
강준호, 그는 자신의 독단적이고 배타적인 성격이 상대를 얼마나 비참하고 굴욕적으로 만드는지 전혀 개의치 않는 인간이다. 자금 압박을 통해 기업인수를 꾀하는 기업사냥꾼 준호 앞에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된 김사장이 무릎을 꿇는다. 회사는 되었으니 병원에 있는 아들의 수술비만이라도 제발 부탁한다고. 한 손엔 수면제를 들고 애절한 마지막 배수진까지 쳐가며.. 그러나 준호는 비정하다. 저런 냐약해 빠진 인간이 죽을 용기 조차 있겠느냐며.. 하지만 김사장은 절실했다. 김사장은 보란 듯이 준호의 집 대문에 목을 매 자신의 마지막 의지를 확인한다. 준호는 자신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으나 도의적 책임 운운하며 자꾸 성가시게 구는 기자들을 피해 잠시 서울을 떠난다. 늦은 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한적한 국도를 지나던 준호는 마주 오던 술 취한 덤프트럭을 피하려다 길가 아름드리나무를 들이받고 멈춰 선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리는 준호 앞에 빗길을 미끄러지듯 고요히 순찰차 한 대가 다가온다. 하지만 준호에게 다가온 경관들(최경장과 조순경)은 여느 경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엉뚱하기도 하고 불쾌한 행동들. 시니컬한 준호로서는 더욱 날카로워질 수 밖에 없다. 잠시 잠이 든 준호가 다시 눈을 뜬 곳은 허름하기 짝이 없는 작은 동네병원. 하늘의 이글거리는 태양은 언제 장마였냐는 듯 온 세상을 태워 버릴 듯 뜨겁게 타 오르고.. 겉으론 여느 마을과 다름 없어 보이는 곳. 하지만 준호는 그 곳 마을 사람들이 어딘가 일반적이지가 않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도무지 돌팔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의사, 개처럼 아무 데서나 정사를 나누고도 아주 태연하게 준호 앞에서 웃어 보이는 조순경, 생고기를 과자처럼 즐겨 먹는 정육점주인 등.. 준호로서는 모든 것이 불만스럽지만 단 하나 이 곳 상인연합회장 박두천의 딸인 서희를 보고서 엉겁결에 잠시 이 곳에 머물기로 한다. 어딘가 낯이 익은 듯도 하고..아님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풋풋한 아름다움 때문일까? 준호는 서서히 은은하게 피어나는 서희의 고혹함에 매료 되어간다. 아! 떠올랐다. 그녀가 왜 그리 낯설지 않았던지. 15년 전 준호의 추억 속에 그녀. 모습은 잘 떠오르질 않지만 준호는 서희에게서 그녀의 이미지를 느낀 것이다. 헌데 준호의 이런 아련한 옛 사랑의 추억담을 들은 서희의 표정은 어딘가 차갑고 냉혹함을 드러낸다. 왤까? 그녀를 비롯한 그곳 마을사람들은 마치 준호를 죄다 꿰뚫어 보는 듯이 언행을 일삼는다. 그래서 준호는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점점 더 그를 옥죄어 오는 현실과 몽매를 구분키 힘든 악몽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도발적인 언행들.이제는 준호 자신 마저 뒤틀리고 모호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상황의 본질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이 곳 사람들이 죄다 정상이 아니던지 아님 혹 자신이 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에 이상증세가 오는 것을런 지도 모른다고. 그의 히스테리가 점점 더 해만 가는 가운데 급기야 박회장은 준호가 이곳에 아주 정착 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 한다. 드디어 한계를 준호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 싶어 다음날 이 곳을 떠나기로 한다. 그날 밤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준호의 황홀한 정사. 그리고 잠이 든 준호의 방에 상범과 그의 졸개들이 들이닥친다. 영문도 모르고 그들에 의해 파출소로 끌려 간 준호는 옷이 갈기갈기 찢기고 피를 흘리는 있는 서희와 마주한다. 서희는 그 자리에서 자신을 이렇게 겁탈 한 사람이 바로 준호라고 지목한다. 준호는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에 분노하지만 그들 모두는 한 통속이다. 상범에게 맞고 쓰러진 준호는 태양 속으로 타들어가는 상상치도 못 할 악몽을 꾸다 철창 속에서 꿈을 깬다. 납득할 수 없는 현실과 점점 더 극심해 지는 두통으로 더욱 괴로워 하는 준호. 아침에 눈을 뜨니 철창문은 열려 있고 아무도 보이질 않는다.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 뭐든 간에 이곳을 속히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 준호는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한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준호 앞에 기다리고 있는 운명은 무엇일까? 이제 그 인과의 실타래 속에서 죽음 보다 더한 고통이 꿈틀댄다.
백광일
1972년 대전 출생
1990년 대전 대성고 졸업
현재 시나리오 집필
몽환적 분위기-긴장감 높이 사
이승재 (LJ필름 대표)
노종윤 싸이더스 픽쳐스 이사
총 144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총평하자면, 한 마디로 기대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우리가 기대한 것은 신인 작가로서의 상상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작품이었다. 결국 당선작을 뽑지 못하고 가작 1편을 추천하는 데 그쳤다.
4편의 작품이 최종 선정되었다. 남열의 ‘쌍둥이 별자리’, 전보경의 ‘소금 한 줌’, 김기영의 ‘비보호 좌회전’, 그리고 백광일의 ‘뷰티플 선데이’였다.
‘쌍둥이 별자리’는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두 남녀의 캐릭터 설정이 돋보였다. 자칭 연애전문가인 동생 지수가 소심하고 숙맥인 오빠 인수를 위해 성교육을 시켜주는 코믹한 상황들을 10대의 감성으로 재치 있게 잘 풀어냈다. 그러나 캐릭터의 힘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마지막 반전을 위한 억지스러운 구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소금 한 줌’은 철부지인 홀아버지와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노처녀 딸의 이야기를 감동적인 드라마로 잘 끌어갔다. 하지만 전체 이야기 구성이 60분 정도 분량의 TV 단막극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비보호 좌회전’은 예측할 수 없는 사랑의 운명과 만남을 독특하게 설정했다. 문제는 이야기의 설정만 있지 각 인물을 입체적 캐릭터로 구축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뷰티플 선데이’는 가장 영화적인 상상력을 구축하고 있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몽환적 분위기와 각 인물의 관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끌어간 작가적 내공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영화적 상상력으로 드라마의 공간과 배경은 설정했지만, 그 이야기의 주제를 명확하게 구축하지 못하고 겉돈 것이 아쉽다. 계속 정진한다면 작가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백광일
1972년 대전 출생
1990년 대전 대성고 졸업
현재 시나리오 집필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언제부턴가 길모퉁이에서 비칠거리며 서성대는 거울에 비친 낯선 내 모습을 보며 문득 자문하여 보곤 합니다. 어릴 적 청명했던 꿈은 점차 퇴색되어 가고 확신으로 가득했던 눈은 인생의 지름길을 찾아 사방을 훑어댑니다.
오직 단 한길이라 믿었던 음악을 잠시 접어두고 좀 더 너른 표현의 장으로 나아가고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만만히 부딪혔던 걸까요?
흔히 산고와 비교하곤 하죠. 곡을 만드는 과정과는 또 다른 창작의 고통. 흠씬 느껴보곤 하였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것 같은 일은 다른가 봅니다. 재능이 있는 것과 재능이 있다고 믿는 것과는 다른가 봅니다.
부족한 재능을 뒷받침해 줄 인고의 노력마저 최선이지 못한 스스로에게 회의적이던 그 순간 신춘문예 담당자로부터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앞으로 저의 행보에 좋은 지표가 될 듯합니다. 좋은 시나리오에서 좋지 않은 영화는 나올 수 있어도 좋지 않은 시나리오에서 좋은 영화는 나올 수 없다고들 합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영화의 진정성과 다양성이 관객의 선택기준에 크게 부합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