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신춘문예

배이비

by  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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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장인물


    배이비 14세/여
    로라 14세/여
    지아 14세/여
    나은 14세/여
    예린 14세/여
    준우 14세/남

    원장 40대 원장/남
    미수 40대 강사/여
    영재 30대 강사/남
    수정 20대 강사/여
    현주 30대 강사/여


    1장

    장소 학원 교실

    이 장면은 ‘음소거’상황처럼 절제된 소리로 표현되면서 평화롭게 보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비를 비롯한 아이들은 평소처럼 어울려 놀고 있다.
    귀엽고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질서정연하다.
    수정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무슨 말을 하지만 아이들에게 들리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은 여전히 평화로운 모습이다.
    이윽고 수정 교재를 챙겨 나가려고 한다.

    이비 (눈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고) 아직 시간 남았는데요.

    수정 순간 멈칫. 그러나 그대로 나간다.
    ‘음소거’ 상황에서 갑자기 소리가 ‘팍’ 켜진 것처럼
    아이들 당황하여 웅성거리는 소리가 크게 퍼지며 암전.


    2장

    장소 학원 교무실. 양쪽을 분할하여 교무실과 교실을 표현한다.
    원장의 등장과 함께 교무실 쪽 조명 들어온다.

    원장 (서류를 탁 내려놓으며) 그만두신다는 선생님이 또 나오셨네요. 아니, 요즘 사람들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어.. 누군 안 힘드나? 갑자기 이러면 뒷감당은 누가 하라고? 선생님들, 제발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선생입니다. 학생들에 대한 예의, 잊지 마세요.
    현주 네, 그럼요.
    영재 그래야죠. 그런데 왜 그만둔대요? 곧잘 하셨던 것 같은데...
    원장 (어깨를 들썩하며) 난들 압니까? 개인사정이라는데, 뭐, 뻔하죠. 학생 지도가 어려운 것 아니겠어요?
    현주 아, 그래서 그런가, 지나갈 때 들어 보면 그 반 애들이 엄청 시끄럽긴 하더라고요.
    원장 그 선생님이 물러 터져서 애들 인격적으로 대한다고 오냐오냐하다 보니 컨트롤이 안 됐겠지.
    영재 그래서 학생들은 처음에, 힘으로 빡! 잡아야 되는데
    원장 선생님 어떤 신체접촉도 절대 안 돼요.
    영재 신체접촉 그럴 리가요. 저는 눈빛으로 합니다.

    영재 시범을 보인다. 눈빛으로 노려보며 ‘쓰읍’ 입소리를 낸다.

    원장 아시죠? 미수 선생님...
    영재 네 당연하지요. 그런데 수정 샘도 학생 어머니가 고맙다고 찾아오기까지 하고
    현주 어머, 그랬어요?
    영재 그때 어머니가 딸이 수정 샘 덕분에 좋아졌다고 하면서 뭐, 이것저것 싸들고 와서 나눠주고 했었잖아요.
    현주 요즘 그런 감사의 경우는 별로 없는데, 컴플레인 안 들어오면 다행이죠.
    영재 수정샘이 처음에는 좀 어려워했어도, 그렇지 미수 샘하고 친했잖아, 노하우를 전수 받았네 어쩌네 하면서. 그래서 잘 하시는 줄 알았는데. 거 참.

    이때 학생 준우 똑똑. 프린트 교재를 들고 들어온다.

    준우 (프린트물을 가리키며) 이거요.
    영재 거기다 둬라.

    준우 안녕히 계세요. 인사하고 나간다. 잠시 문 옆에 서 있다.

    현주 그런데 미수 샘은 누구예요?
    원장 있어요.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
    현주 인성이 그렇게 아니었어요? 요즘 세상이 험악하니 선생들도 이상한 사람 많아서 무서워요.
    영재 그런 건 아니고, 실력도 좋고 학생들하고도 관계가 좋아서 인기가 좀 있었죠.
    현주 아, 그래서 좀 교만하셨나?
    영재 글쎄요. 여기가 진심이 통하는 세상인가...

    원장 단호하게 말을 정리한다.

    원장 아동학대와 추행으로 소송 중에 있습니다.
    현주 세상에, 어쩌다가
    원장 (마무리하며) 자, 자, 이제 각자 업무에 충실 합시다.

    강사들 수업에 들어가며 퇴장. 준우 이동에 따라 교실 쪽에 조명 켜진다.
    교실에는 이비, 민지, 나은, 예린 모여 있다.

    지아 잘 갖다 놓고 왔지?

    준우 고개를 끄덕인다.

    나은 뭐야, 고개 짓만 하지 말고 말로 해.
    준우 응. 잘 갖다 놓고 왔어.
    이비 잘했어.
    준우 고마워.
    이비 뭐래?
    준우 그냥 놓고 가라고. (자리로 가며) 아, 새로운 소식이 있어.
    예린 뭔데?
    준우 그만둔대. 수정 선생님.
    지아 누구?
    준우 수정 샘.

    다들 놀란다. 뭐라고?

    나은 아니, 왜?
    준우 몰라, 잘된 거 아냐?
    지아 무슨 소리야.
    준우 너희들 그 샘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지아 아, 개짜증, 뭐래. 수정샘이 얼마나 편한데,
    예린 맞아, 별로 뭐라고 안하잖아. 착해서 크게 혼도 안내고.
    지아 지난번에 나 학원 쨌을 때도 엄마한테 쉴드 쳐줬잖아. 안 그랬음 나 엄마한테 완전 (죽는 시늉을 하며) 디졌을 건데, 생각만 해도 (몸을 부르르 떤다.)
    예린 와, 대박. 어떻게 그랬어?
    지아 막 나 힘들다고 징징거렸더니 쌤이 봐주겠다고 넘어가더라. 대신 잘하라고. (준우에게) 너 진짜야? 구라치는거 아냐?
    준우 진, 진짜야. 선생님들이 그랬어.
    나은 (준우에게) 너 진짜 개념 없다.
    예린 맞아. 네가 그러니까 까이는 거야. (속삭이며) 눈치 좀 챙겨.
    준우 (짐짓 큰소리로) 그러고 보니 이상한 것 같아. 그 선생님이 항상 그랬었잖아. 자기는 가르치는 게 좋다고.
    지아 그러니까. 그래놓고 왜 그만 두냐고. (이비를 보며) 이비야, 너 어떻게 해?
    수정 쌤이 너한테 엄청 잘해줬잖아. 로라 때, 알잖아.

    이비 갑자기 말을 자르며

    이비 나 화장실 갈 건데.
    지아 그래? 나도 같이 가.
    이비 (나은을 보며) 넌?
    나은 어? 난 괜찮아.

    이비, 예린을 본다.

    예린 나도 괜찮아.
    이비 그래? 알았어.

    이비와 지아 화장실 가며 퇴장한다.

    예린 전에 무슨 일 있었어?
    나은 말도 마. 너, 로라 알지?
    예린 알지, 그럼. 예쁜 척 짱나게 하는 애. 지가 뭐 오로라처럼 판타스틱하고 어쩌고 하면서.
    나은 맞아. 그 오로라가 이비한테 계속 시비 털었거든. 그때는 이비 완전 쭈구리였 잖아.
    예린 어머, 어머, 웬일이니? 진짜?

    이비의 이전 상황이 재현된다. 로라와 친구들 시끌벅적하게 교실로 들어온다.
    이비, 다른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쭈뼛쭈뼛 들어온다.

    이비 (종이를 꺼내서 로라에게 내민다) 이거.
    로라 뭐임?

    애들 몰려들어 구경한다.

    이비 프린트 하고 색칠한 거야.
    친구들 야, 프린트는 안되지.
    친구들 맞아, 프린트는 허락 안하는 거야.

    로라를 본다. 눈치를 살핀다.

    로라 직접 해야 하는 거임. 허락 안됨.
    이비 그럼 너무 어려운데
    친구들 어려워도 해봐야지. 우리도 다 그렇게 했어.
    이비 좀 허락해주면 안될까?
    친구들 안되겠는데
    로라 (선심 쓰듯) 어쩔 수 없군. 그럼 이거 도안 오려서 만들어와. 다.
    이비 다?
    로라 그래. 그럼 허락해줄게.

    이비 한숨을 쉰다. 수정 들어오다가 듣고

    수정 어이, 학생들, 뭔데 허락이야? 친구들끼리 허락하고 말고가 어디 있어?

    로라와 친구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 게 있어요. 샘은 몰라요.

    수정의 난감한 표정을 뒤로 조명 암전.


    3장

    학원 교무실. 학생들과 농담하는 미수의 웃음소리 효과음으로 들린다.
    미수 수업 후 교무실로 들어온다. 미수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수정.

    수정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잘하세요?
    미수 (손사래를 치며) 왜 그러세요? 선생님도 잘하시면서 괜히?
    수정 아. 아니에요. 저는 솔직히...

    (미수 수정의 풀죽은 모습에)

    미수 선생님,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수정 저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애들 마음도 알아주면서 하려고 하는데..
    미수 (위로하며) 처음엔 다 그래. 나도 처음엔 이게 뭔가 싶고, 수업 준비 백날 해 가도 애들한테 안 먹히는 것 같고 고민 많았어. 게다가 말 안 듣는 애들 보면 열 받아서 미치겠고. 지들끼리도 얼마나 물고 뜯고 하는데 미쳐요, 미쳐.
    수정 선생님도 그러셨군요.
    미수 그럼. 그러니까 수정샘도 곧 좋아질 거야.
    수정 저는... 애들 관계도 좀 잘 풀어주고 싶은데
    미수 애들 관계?
    수정 네 친구관계. 애들 인간관계도 어렵네요.
    미수 그건 어른도 답 없는데.
    수정 네. 그렇긴 한데 그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미수 좀 생각하다가

    미수 난 일단 애들 배꼽 꼬집거든.
    수정 배꼽이요?
    미수 응, 다른 데 꼬집으면 안 되고, 숙제 안 해오거나 문제를 일으키거나 그러면 배꼽 꼬집으면서 내 마음도 풀고 학생 마음도 풀고, 아픈데 웃겨. 웃긴데
    아파.

    시범을 보이려고 한다. ‘아유, 안돼요. 뱃살’. 둘 깔깔거리며 웃는다.

    미수 나는 애들 싸움도 이렇게 풀어버려. 화해 안 하면 배꼽 꼬집을 거라고. 밖에서는 어떻든 일단 내 앞에서는 안 꼬집히려고 자의 반 타의 반 화해해. 화해하는 척이라도 해.
    수정 전 애들 마음 알아주는 좋은 선생님 하고 싶어요.
    미수 그럼, 그렇게 될 거야. 힘내요!
    수정 (미소 지으며) 네, 그런 날이 어서 오면 좋겠어요.
    미수 그런데 선생님, 애들 너무 믿지는 말아요.
    수정 예?
    미수 애들은 또 그냥 애들이니까. 너무 정주지 말라고요.
    수정 아, 그럼요. 알죠. 아무튼 해보겠습니다!

    미수 수정에게 잘해보라는 응원의 손짓을 하고 퇴장하면 장소 교실로 바뀐다.
    이비는 캐릭터 친구 가면을 쓴 한명과 이야기를 하고 그 한 명이 다른 이에 게 말을 전하고 다른 이는 또 다른 이에게 말을 전한다.
    이때 로라 잔뜩 화가 나서 등장하면 주위에 그 친구들 모인다.
    이비 움츠려 있다. 수정 등장한다.

    수정 자, 너희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오늘 여기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오해도 풀어버리자.
    로라 뭐, 없는데요.
    수정 뭐 없어?
    로라 네. 오해한 거 없는데.
    수정 그럼 오해는 없어도 하고 싶은 말은 있을 거잖아.
    로라 없어요. 그런 거. 그냥 평소에 하면 되니까.

    수정 그렇구나. 이비 너는?

    이비 좀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이비 (로라에게) 말할 때 화내지 말고 친절하게 말해주면 좋겠어.
    로라 (콧방귀를 끼며) 뭐라고? 네가 지금?
    수정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로라야. 이럴 때는 알겠다고 하는 거야.
    로라 (억누르면서 이비에게) 알겠어.
    이비 그리고 그거, 프린트 허락해 주면 좋겠어.

    로라 점점 기가 찬 표정이다.
    수정 이비를 격려하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비 그리고
    로라 (이비의 말을 가로채며) 야, 너 진짜 개빡친다! 네가 나 싫다고 다 소문내고 퍼뜨렸잖아!
    수정 뭐라고?
    로라 여기에서 다시 말해보시지. 네가 나 정말 정말 극혐이라고 했잖아.
    수정 (이비에게) 그랬니?
    이비 (망설이며) 소문낸 거 아닌데...
    로라 어디서 구라를 까? 들은 귀가 있는데!
    수정 사실이니?
    이비 (주저하면서) 맨날 나만 보면 꼽 주니까, 그냥 물어보길래...
    로라 (수정에게) 들었죠?
    수정 ....
    로라 (이비에게) 네가 웬만큼 까대야지. 너도 너를 보면 알 거 아냐.

    로라와 친구들 이비를 멀리하며 싸늘한 눈빛을 보낸다.
    수정 그런 상황을 보며 난감해 하다가

    잠시 후

    수정 어쨌든 일단 이 자리에서 서로 화해해. 아니면 배꼽 꼬집기 할 거야.

    갑작스러운 제안에 모두 어리둥절하다.

    수정 (밀어붙이며) 한 번 더 말할게. 배꼽 꼬집을 거야. 어서 화해하고 나가. 누구 뱃살이 출렁이는지 그런 건 비밀로 할게.

    아이들 ‘꺄악’ 거리며 안돼! 뱃살은 안돼!

    수정 그러니까 얼른 악수하고 화해해.

    수정 떨리지만 단호하게 하려고 최대한 애쓰면서

    수정 (이비에게) 이비, 뒤에서라도 누구 싫다고 말한 건 잘못이야. 사과해. (로라에게) 전후 관계는 어떻더라고 친구에게 꼽주고 뭐 시키는 건 잘못이야. 사과해.

    이비 손을 내민다.

    이비 뒤에서 말해서 미안해.

    수정 냉랭하게 있는 로라를 재촉하며.

    수정 얼른 해. 아니면 배꼽이야.

    로라의 친구들 말 대신 시계를 보며 어서 나가고 싶다는 표정을 하거나
    배를 감추는 동작 등을 은근히 표현한다.

    로라 (억지로) 꼽 줘서 미안.

    로라 마지못해 손을 내민다. 이비 그 손을 잡으려고 한다.
    로라 이비의 손끝이 닿자마자 손을 ‘획’ 거두며 퇴장한다.
    다른 아이들 모두 로라를 따라 퇴장하고 무대에는 이비와 수정만 남아있다.
    이비 어깨를 늘어뜨리고 있다.

    수정 (이비를 위로하며) 이비야. 세상엔 나랑 잘 맞는 사람도 있고, 나랑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란다. 친구들이라고 다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그러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시간을 두면서 지켜보자꾸나. 선생님이 보고 있을 때 는 괜찮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알겠지?

    이비의 어깨를 토닥인다.

    이비 정말요?
    수정 그래. 그리고 한 가지, 아까 말 나왔던 건데. 다른 애들이 너 누구 좋아하냐, 누구 싫어하냐 물어볼 때 있잖아. 그럴 때 싫어하는 애 있어도 속으로만 생각 하고 입으로는 말하지 말 것. 돌고 돌아서 그 애 귀에 들어갈 수 있단다. 알겠지?

    이비 네. 알겠어요.

    수정, 이비의 손을 잡아주며 격려한다.
    이비, 고개를 들어 수정의 눈을 바라본다. 둘의 교감.
    조명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이비 퇴장하고
    수정 이비 어머니와 통화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수정 (p) 여보세요. 네 이비 어머니 안녕하세요. 네, 통화 가능합니다. 말씀하세요. 네, 그런 부분이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수업 시간에는 제가 확실하게 하니까 그 학생도 더 이상 안 되겠구나 싶었던 것 같아요. 이제 괜찮을 거예요. 보니까 그 학생은 다른 학원으로 옮겼더라고요. 아유, 아닙니다. 그동안 이비가 애썼지요. 아, 이비가 제 수업을 좋아한다고요? (웃으면서) 감사합니 다. 네, 알죠. 이비가 독특한 데가 있죠. (이비 어머니의 이야기를 한참 듣다 가) 아, 그렇군요.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좋은 쪽으로 방향을 잘 잡아주면 긍정적으로 잘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별말씀을요. 어머니도 애쓰세요. (생각난 듯) 참, 지난번에 보내주신 떡도 잘 먹었어요. 네. 네..

    암전


    4장

    학원 교실. 이전과 확연히 다른 이비의 태도. 익숙한 듯 자연스러우며 거침이 없다. 이비 의자에 흐트러진 자세로 앉아있다. 수정 교실로 들어간다.
    이비 기다렸다는 듯 바로 수정 앞으로 나가 종이를 보여준다.

    이비 쌤, 쌤, 이것 보세요. 샘 그린 거예요.

    수정 이비가 내민 그림을 본다. 한눈에 봐도 우스꽝스러운 그림이다.

    수정 야, 뭐 이건 뭐
    이비 대충 그렸는데 완전 똑같아요.
    수정 뭐가 똑같아. 완전 이상한데, 심한 것 아냐?
    이비 똑같은데. 똑같잖아요.
    수정 어휴, 이 장난꾸러기.

    이비 깔깔거린다. 수정도 어이없는 웃음을 짓고 수업을 계속하려고 한다.

    수정 자, 이제 얼른 문제 풀어봐.
    이비 싫은데요.
    수정 뭐라고?
    이비 이런 것 싫다고요. 재밌는 것 해요. 맨날 공부만 시키고
    수정 그럼 공부해야지. 재밌는 건 다음에 하자.
    이비 (떼쓰듯) 재밌는 거~ 재밌는 것~

    이비가 구호 외치듯 하자 다들 따라 ‘재미! 재미! 재미!’
    큰 소리로 외친다. 결국

    수정 아유, 알았다 알았어. 대신.

    수정의 말이 뒤에 이어지지만 아이들의 호들갑에 묻힌다.
    와, 역시 샘 최고! 역시 착하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비 뒤돌면서 애들에게 으쓱, 승리의 표시를 한다.
    아이들 이비에게 환호한다. 아이들 캐릭터 프린트에 저마다 색칠을 한다.

    잠시 후

    이비 교재에다 낙서하기 시작한다.

    수정 재밌는 게 책에다 낙서하는 거니?
    이비 이게 얼마나 재밌는데요.

    아이들 ‘그럼요, 그럼요.’ 하면서 호응한다.
    수정은 보고 있다가 이비가 낙서하고 있는 교재가 준우 것임을 알게 된다.

    수정 잠깐만, 이 책 네 것 아니잖아. 네 건 어디 있어?
    이비 (늘어지는 말투로) 아, 왜요? 그냥 보면 되지.
    수정 (이비에게) 친구 책 가져다가 낙서하면 돼, 안 돼?
    이비 되.
    수정 장난치고 있어. 똑바로 대답해. 되겠어, 안 되겠어?
    이비 되겠어...요 (깔깔거리고 웃는다.)

    수정 황당하다.

    이비 (준우를 가리키며) 쟤가 빌려준 거예요.
    수정 그러니까 곱게 쓰고 돌려줘야지. 이렇게 온통 낙서를 하면 되겠어?
    이비 괜찮아요.
    수정 뭐가 괜찮아, 그건 네 생각이지. 준우 생각이 그럴까? 준우야!

    준우 주목 받자 당황하여

    준우 전... 괜찮아요.
    이비 (억울하다는 듯) 거 봐요, 괜찮다고 하잖아요. 괜히 나한테만 뭐라 하고!
    수정 준우야. 이건 괜찮지 않아, 괜찮지 않은 거야. 알겠니?
    준우 네.
    수정 (이비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지?

    이비 눈을 꿈뻑거리며 모른다는 표정이다.

    수정 사과

    이비 ‘쓱쓱’ 무언가를 바로 그리기 시작한다. 사과다.

    수정 제대로 해.
    이비 (수정에게) 사과잖아요. (준우에게 던지듯 주면서) 사과야.
    수정 사과란 진정성 있게 하는 거잖아.
    이비 진정성 있게 사과 그렸잖아요. 아, 고만해요. 개짜증.
    수정 너 지금 뭐라고
    이비 (수정의 말을 자르며 준우에게) 됐지?
    준우 (엉겁결에) 어, 어. 됐어.
    수정 아냐. 아냐.

    상황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기를 바라는 준우

    준우 (수정에게) 정말 괜찮아요. 저도 막 낙서해요.
    이비 (준우에게 엄지를 척 내밀며) 찐이라니까. 역시 착해.

    수정 우려스러운 표정에 이비 당연하다는 듯이 미소 짓는다.
    수정, 이비의 무례함을 참으려고 노력하면서

    수정 너, 선생님이 이번엔 이해하고 넘어가주는 거야. 다음엔 이러지 마라.
    이비 (건성으로) 네네.
    수정 알아들었지?
    이비 네네.

    수정의 석연치 않은 표정과 이비의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이 대비되면서
    조명 어두워지다가 희미한 불빛을 남긴다.
    그 사이로 아스라이 들리는 소리. 부시럭, 부시럭.

    이비 (교재를 건네면서) 여기

    준우 받는다.

    이비 나 지랄맞지?
    준우 ...
    이비 넌 다른 애들이랑 틀린 것 같아.
    준우 어?
    이비 너 같은 애가 진짜 찐이지. 착하고 나이스하고 친구도 끝까지 봐주고
    준우 아까 교재 때문에 그러는 거야?
    이비 나 이해해 줄 친구 너밖에 없다는 말이지.
    준우 무, 무슨 소리야? 네 주변에 모여 있는 애들 다 네 친구잖아.
    이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런 것 같아? 그렇게 보여? 내가 전에 어떻게 당했었는지 모르니까. 나 맨날 쳐발렸거든.

    준우 놀라움과 동시에 안쓰러운 눈빛으로 이비를 본다.

    준우 힘들었겠다...
    이비 내가 한 번씩 빡 돌아. 지랄 맞게 쳐 돌아. 그런데 넌 다른 애들이랑 틀려.
    준우 ...어떻게 틀린데?
    이비 편해.

    불빛이 일렁이다가 이제 무대는 완전한 어둠이다.


    5장

    학원 교실. 여자애들 이비를 중심으로 한 곳에 모여 있다.
    준우가 있는 단체사진을 보고 있다.

    이비 못생겼어.
    지아 정말 못생겼다.
    나은 성형해 줄까?

    컬러 펜으로 칠한다.

    이비 성형했는데 소용없네.
    예린 안 되겠어. 그냥 다 칠해버려.

    이비 단체 사진 속에 있는 준우의 얼굴을 펜으로 마구 칠해버린다.
    이때 준우 모자를 쓰고 등장한다.
    여자애들이 준우의 얼굴이 막 칠해진 사진을 슬쩍 보여준다.
    준우의 반응을 기대하면서 키득거린다. 준우 무슨 영문인가 싶다.
    이비 사진을 책상 서랍에 밀어 넣으며

    이비 모자 썼네.
    준우 어.
    이비 줘봐.
    준우 왜..?

    이비 대답 대신 손짓한다. 준우 내키진 않지만 모자를 건네준다.
    이비 써본다. 머리에 잘 맞지 않는다. 거울을 본다.

    이비 아이 씨, 모자가 왜 이래? 짜증 나게

    이비 모자를 마구 뭉갠다.

    준우 야, 하지 마!

    잡으려고 하지만 이비가 모자를 다른 데로 돌린다.

    이비 그러니까 왜 이런 모자를 쓰는 건데? 왜 그래서 나를 짜증 나게 하는 건데?
    지아 맞아, 네가 잘못한 거야. 네가 모자 안 가져왔으면 되잖아.
    준우 뭐라는 거야?
    나은 또, 또 눈치 없이 군다. 이비가 봐줄 때 잘 좀 해.
    준우 휴, 알겠다고. 다음엔 안 가져 오면 되잖아.
    이비 그래. 그런데 다음은 다음이고 오늘은 오늘이고... (신나게) 밟아버리기!

    이비가 밟자. 아이들 처음엔 주저하다가 같이 밟는다.

    준우 (당황하여) 야, 그만해, 그만하라고.
    나은 와, 빡쳤나 봐. 뭐라고 하는데?
    예린 뭐라고 했어? 난 못 들었는데.
    지아 나도 못 들었어. 모기 소리인줄.
    준우 주라고 했잖아!
    이비 준우 화나쪄요? 아이, 무써워. 그냥 장난 좀 친 거야.

    이비 지아에게 눈짓한다. 지아 준우에게 모자를 돌려준다.

    지아 여기 있어. 됐지?

    준우 씩씩거리며 모자를 받아들고 자신의 자리로 간다.
    이비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이비 재밌는 것 해야겠다. (생각난 듯) 아, 숨는 것 어때?

    아이들 좋다는 반응을 한다.

    이비 그럼 누구 한명이 가서 숨어.

    이비 나은, 예린 얼굴을 본다.

    나은 난 지난번에 했잖아.
    예린 맞아. 나도 했으니까 공평하게
    지아 그래 공평하게 (준우를 가리키며) 네가 가서 숨어.

    준우 마땅치 않은 표정이다.

    이비 표정이 왜 그래? 아, 모자 때문에 그래? 아직도 화났쪄? 설마!
    지아 설마, 돌려줬잖아.
    예린 설마, 아니겠지?
    나은 (맞장구치며) 그럴 리가.
    준우 아니, 그렇다기보다
    이비 그럼 뭔데?
    준우 (우물쭈물하며) 그때는 쉬는 시간이었고 이제 수업 시작하는데
    이비 우리 착한 쭌우가 왜 이러지?
    지아 범생이 애들은 꼭 그러더라.
    이비 그래서 못해?
    준우 아니, 그렇다고...
    이비 그럼 숨어.

    준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이비 (추켜세우며) 역시 우쭈쭈 준우! (재촉하며) 아 진짜, 느려 터져가지고,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빨리 해, 빨리!
    준우 알았어. 한다고.

    준우 책상 밑으로 숨는다. 아이들 키득거린다.
    수정 등장한다. 시작하려고 할 때 책상 밑에 숨어있는 준우를 발견한다.

    수정 (준우를 향해) 뭐해, 나와! 수업 시작인데 뭐 하는 짓이야! 이런 걸 하고 싶 니?
    준우 저도 하기 싫은데
    수정 하기 싫은데 그럼 누가 시키기라도 했어?
    준우 ...애들이
    지아 (비꼬면서) 무슨 소리야, 지가 한다고 해놓고.

    수정 상황을 인식하고

    수정 (준우에게) 누가 시켰어도 그렇지. 넌 생각 없어? 싫으면 싫다고 말을 똑바로 했어야지. 너도 똑같아. (여자아이들을 보며) 너희들, 수업 시작하려고 하면 준비를 해야 할 것 아냐. 이게 뭐 하는 짓이니? (이비에게) 너 이거 아냐. 아니라는 것 알고 있지 않아? 왜 이러니? 도대체.
    이비 (투정 부리듯) 그냥 좀 놀고 하면 안 돼요? 이제 이것도 다 완성했다고요.

    이비, 캐릭터 프린트 한 것을 냉큼 들고 책상 밑으로 숨는다.
    지아도 이비를 따라서 캐릭터를 들고 책상 밑으로 숨으려고 한다.

    수정 (단호하게) 어서 나와라.

    수정 아이들의 팔을 잡으려고 하자

    이비 도망쳐! 괴물이다!

    아이들 ‘꺄악!’ 소리치며 ‘괴물이다. 도망쳐!’ 신나서 피한다.
    수정 기가 막히는 듯. 아이들을 일으켜 앉히려고 하나 소용없다.
    컨트롤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키득거리며 즐거워한다.
    그러던 중 책상 서랍에서 종이 한 장이 날아다닌다.
    준우의 얼굴이 까맣게 칠해진 종이다. 수정 무언지 보고 종이를 움켜쥔다.

    수정 (이비에게 단호하게) 너, 분명히 말하는데 이거 아니다.

    수정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이비의 지휘 아래 움직이고 있다.
    시계를 본다.

    수정 (아이들에게) 수업 안 할 거니? 너희들. 정말... 집중...

    아이들, 수정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수정 더 이상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군.

    수정 준비물을 챙긴다. 시계를 본다. 문 쪽으로 간다.

    이비 (수정을 보고)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수정 순간 멈칫 그러나 그대로 나간다.
    이제 준우의 시선으로 같은 장면이 축약, 반복된다.
    빠르게 되감기 하듯 앞장면의 시작으로 되돌아간다.
    아이들의 움직임이 기이한 형태처럼 비틀거리고 뒤틀려 표현된다.

    준우 (한쪽으로 뒷걸음치며) 뭐, 뭐지...

    그들의 소리도 에코처럼 울려 퍼진다.

    이비 느려 터져가지고,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빨리해! 빨리!
    지아 지가 한다고 해놓고.
    예린 설마 아니겠지?
    나은 그럴 리가!
    이비 도망쳐! 괴물이다!
    아이들 어서 숨어! 피해!

    수정 수업 준비물을 챙기고 나가려고 한다. 준우 수정을 바라본다.

    준우 잠.. 시.. 만.. 요. (간신히 소리를 끄집어내지만 역부족이다.)

    이비 시간 남았는데

    수정 순간 멈칫한다. 준우 수정을 향해 손을 뻗으려 한다.
    수정 준우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나간다. 준우 주저앉는다.
    이제 평화롭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바뀌며
    이비의 시선으로 축약되고 확장되어 반복된다.
    이번에는 봄바람 살랑거리듯 춤을 추듯 되감기 되어 펼쳐진다.

    이비 도망쳐! 괴물이다!
    아이들 어서 숨어! 모두 피해!

    아이들 얼굴에 함박웃음을 띄고 나비가 날듯 도망친다.
    웃음소리와 웃음을 참는 숨소리가 기대감에 한껏 최고조 되며 암전.


    6장

    조명 한쪽에 들어오면 수정, 미수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수정 선생님 어떻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괜찮으신가요? 선생님께서는 꿋꿋하시니 까 잘 버텨나가시리라 믿어요. 저도 잘 지내고 있어요. 아니, 잘 지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또 쉽지가 않네요. 선생님도 안 계시고... 선생님 앞에서 이런 말하기 민망하지만요.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잘 가르치고 싶었던 건데... 인정받고 싶었던 걸까요. 잘 하고 있다는 인정...

    감정에 북받친다.

    수정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요? ... 결국에는 한참 어린애들한테 휘둘린 거예요. (자조적인 웃음) 강사지만 난 선생이다 잘난 척했지만 사실은 그 아이들에 게 난... 단지

    말을 잇지 못한다.

    수정
    어우, 정말... 어떻게... 어디 누구한테 말도 못 하겠고...

    (사이)

    수정 배이비, 배이비! 넌 도대체 뭐냐...!

    한쪽에 조명 들어오면 배이비,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가

    이비 (천진난만하게) 아이, 내가 뭘요?

    눈빛이 서늘하게 변한다.

    이비 (수정을 똑바로 응시하며) 뭘 어쨌다고. 어쨌다고 그래요.

    이윽고 다시 눈빛이 풀어지며 천진난만하고 애교 있는 표정이 된다.

    이비 쌤! 싸랑해요!
    소윤정

    소윤정

    1973년 전북 남원시 출생

    고려대 동양사학과 졸업

  • 최진아 극작가(극단 놀땅 대표)·장우재 연출가(대진대 연기예술학과 교수)

    올해는 최근 현실 문제를 다루는 경향이 약해졌다. 대신 그 안에서는 소재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있었다. 인정투쟁, 고령화, 극단적 범죄,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 등은 여전했고 물질, 사물, 꿀벌, AI봇, 식물, 냄새 등 포스트 휴머니즘의 영향으로 보이는 것과 아예 어떤 범주로도 묶이지 않으려는 듯 땅에서 구름을 찾거나 시간을 부정하는 시도 또한 보였다.

    이런 경향에 대해 사회에 관한 관심이 약해진 것일까, 고민해 보았다. 어쩌면 문명과 인류에 대한 불신이 배어있는 것도 같았다. 또 무대에서 구현하기 힘든 희곡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희곡의 메타포는 타 문학과 영상 매체의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 어느 정도 실제 구현할 수 있는 것이면서도 그것 자체가 관객의 심상을 자극하는 문학적 매개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물의 행동 역시 마찬가지이다. 격렬하게 움직인다거나 차원을 이동한다 해도 이는 행위 수준을 넘어 인간의 어떤 사회성 행동을 심상하게 하는 문학성을 지녀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SF라 분류해 볼 수 있는 작품들이 유행하는 담론을 단지 ‘말’ 수준에서 극화한 것은 소재주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보여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희곡에서 새로운 메타포를 찾기 위한 과정이 아닐지 생각되었다.

    ‘지구 정원’, ‘프로그래머’, ‘영의 자리’, ‘클라우드 나인’, ‘너의 냄새’ 등의 작품들이 당선작이 될 수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보습학원을 배경으로 강사와 14세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배이비’를 응원하기로 하였다. ‘배이비’는 ‘흔들리는 교권’이라는 흔한 이슈 드라마로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단지 이슈 탐닉으로 풀지 않고 사회생물학적 힘의 논리가 어떻게 작용하여 그러한 현상이 반복되는지 살핀 것이 좋았다. 비록 작가가 의도만큼 잘 구현했다고 볼 순 없지만 적어도 현실 사회 문제를 볼 때 도덕이나 당위를 벗어나 동물들이 하는 사회성 행동의 생물학적 관점을 새롭게 끌어들일 가능성이 보여 이를 높이 사고 싶었다. 이제 새로운 관점으로 보되, 그것을 잘 녹여 현실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꾸는 데 쓰는 것은 어떨까.
  • 소윤정

    소윤정

    1973년 전북 남원시 출생

    고려대 동양사학과 졸업

    긴 시간 동안 연극의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글쓰기는 장롱면허처럼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장롱면허를 가지고 길을 나선 저는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우왕좌왕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극작가협회 창작반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희곡이라는 길로 용기 내어 나설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작가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처음엔 무엇을 써야할지 막막했지만 돌이켜보면 제 안에서는 ‘배이비’라는 글을 통해 사람에 대한 저의 의문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이비는 저에게 ‘질문’이었고 ‘도전’이었습니다. 무대를 그려나가는 ‘상상’이었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에만 있던 질문이 허공을 치며 사라지지 않고 이렇게 큰 메아리로 돌아오니 기쁩니다.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될 만큼 분주한 시간이었습니다.

    글쓰기는 그 시간을 건널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미래를 장담할 순 없겠지만 열심히 글 쓰며 나아가겠습니다.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항상 저를 응원하는 친구 병옥씨와 아이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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