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신춘문예

놀이터는 망하지 않는다

by  이정민

  • 작품전문
  • 심사평
  • 당선소감
  •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또 누구 주려고?”

    바나나를 몰래 들고 나가는 데 형이 잡아 세웠다.

    당연히 놀이터 친구들이지. 매번 알면서 시비다. 형은 4학년이 되더니 놀이터에 잘 안 나간다. 엄마는 그런 형이 대견하단다. 하지만 아빠는 다르다.

    “가끔은 손해 볼 줄도 알아야 친구가 생기는 거야. 그런 면에서 우리 꼬맹이가 사회생활은 좀 하지.”

    “맞아, 아빠. 나 놀이터에 친구 많아. 형 친구들도 다 내 친구들이야. 동네 아줌마들도 나 엄청나게 칭찬해. 어디다 내놓아도 잘 살 거래.”

    “간식 때문이라니까. 바보야.”

    형이 비웃었지만, 형이야말로 모르는 게 있다. 내 인기 비결은 고작 먹는 거 따위가 아니다. 바나나도 놀이터 친구들과 돌려먹으려면 겨우 한 입 정도뿐이다. 이래 봬도 난 놀이터에 없어서는 안 될 의리 있는 여덟 살이다.

    현준이 형 자전거가 고장 났을 때 같이 들어 주고, 다영이가 집에 혼자 가기 무섭다고 할 때는 데려다준다. 다영이네 집은 아파트 꼭대기 층인데 엘리베이터도 없다. 힘이 들어 한 번씩 후회될 때도 있지만 ‘역시 문주영이야’라는 말에 심장이 간지럽다.

    그런데 요즈음은……. 분하고 속상한 일이 자주 생긴다. 다 그 녀석 때문이다.

    강지민. 한 달 전 우리 아파트에 이사 온 애다. 걘 좀 이상하다. 아니 못 된 거 같다. 걔가 놀이터에 나올 때마다 뭔가 기분 나쁜 일이 생기고 만다. 오늘도 그렇다.

    “주영아, 지민이 봤어? 왜 안 나올까? 우리가 전화해 볼까?”

    친한 형과 누나들이 얼마 전부터 지민이를 찾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했다. 여태까지는 나부터 찾았었는데. 아끼는 걸 빼앗길 때처럼 묘한 심술이 났다. 지민이는 놀이터에 나온 지 고작 일주일밖에 안 됐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 8년을 놀이터에서 지낸 나하고는 비교도 안 된다.

    지민이가 턱을 치켜들고 나타났다. 옆에는 위풍당당 신형 킥보드와 과자 꾸러미가 들려 있었다.

    ‘나도 과자 있는데.’

    주머니 안에서 꼼지락 만지던 과자는 꺼내지도 못했다. 강지민이 놀이터 친구들에게 한 봉지씩 과자를 나눠줬기 때문이다. 그러자 형과 친구들이 강지민 앞으로만 모여들었다.

    은근히 얄미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놀 때만큼은 모두 나부터 찾는다는 거다. 팀을 나누거나 ‘경찰과 도둑’ 놀이할 때도 나에게 가장 좋은 역할을 줬다. 나만큼 지치지 않고 잘 뛰는 1학년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보란 듯이 지민이 앞에서 어깨를 세웠다. 그러자 강지민이 더 많은 걸 가져와서 형, 누나, 친구들의 마음을 훔쳐 갔다.

    “얘들아. 오늘은 지민이 도둑 시켜주자. 주영이가 경찰 해.”

    그동안 도둑 역할은 언제나 내 거였다. 그런데 나보고 경찰을 하라고? 지민이가 도둑을 하고?

    갑자기 형 말이 떠올랐다. ‘이게 다 간식 때문이라니까?’ 형 말이 맞을 리 없는데도, 나는 곧장 엄마한테로 달려갔다.

    “엄마, 나 킥보드 새로 사 줘. 그리고 간식도 많이 좀 사다 놓고, 나도 형처럼 용돈 많이 줘.”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졸랐다. 엄마는 내 맘도 몰라주고 혼부터 냈다.

    “이제 놀이터 나가지 말고 집에서 공부나 해!”

    불똥이 놀이터 금지령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집에만 있을 내가 아니다. 내가 없으면 놀이터 형들과 누나들이 아쉬워할 게 뻔하다. 도둑도 필요할 거고, 또 내가 없으면… 다영이는 누가 데려다줄까?



    저녁을 먹는데 엄마와 형이 아빠 얘기를 꺼냈다.

    “아빤, 오늘도 늦으시나 봐요?”

    “어휴, 무슨 일이 그렇게 바쁜지.”

    엄마가 혀를 끌끌 찼다.

    “그러니까요. 아빠는 혼자서 회사 일 다 하시나 봐요.”

    아빠도 어쩌면 이 시간까지 다른 직원들을 도와주느라 바쁜지 모르는데, 흥! 형은 알지도 못하면서 잘난 척이다.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놀이터로 달려갔다. 그런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나 없이도 잘 놀고 있었다. 지민이도 함께 말이다. 고개를 떨구고 공동현관 계단에 쪼그려 앉아있는데 형이 나타났다.

    “왜 그러고 있냐?”

    “힘들어서 잠깐 쉬고 있는 거야.”

    진짜다. 난 풀이 죽어 있는 게 아니다. 빼앗긴 도둑 자리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작전을 짜고 있는 거다. 마침 다른 형과 친구들이 뛰느라 숨을 헉헉 내쉬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재빨리 집으로 달려갔다. 냉동실에 있는 얼음을 몽땅 꺼내 물통 가득 채웠다. 차갑게 출렁이는 물통을 안고 신나게 놀이터로 달려갔다.

    “자, 이거 먹어.”

    땀을 흘리며 모래놀이하는 다영이에게 먼저 갔다.

    “역시 주영이 너밖에 없어.”

    다영이가 얼음 하나를 입에 물고 방긋 웃었다. 다른 친구들도 얼음물을 보자 앞다퉈 모여들었다. 나는 엄마 새처럼 아이들 입에 물을 대주었다. 그러다 강지민 앞에 섰다. 지민이도 목이 마른지 침을 꿀꺽 삼켰다. 얄밉기는 했지만, 난 사회생활 좀 하는 인심 좋은 여덟 살이다. 나는 멋지게 지민이 앞에 물통을 내밀었다.

    “야, 입 벌려. 얼음 넣어줄게.”

    그 순간 내 손에 있던 물통이 하늘로 붕 떠올랐다. 아직 먹지 못 한 얼음이 모래 위로 데구루루 굴렀다.

    “안 먹어. 더럽게. 내가 거지냐?”

    다리가 바르르 떨렸다. 나야말로 모래밭에 뒹군 물통처럼 찝찝했다.

    “야! 뭐가 더러워?”

    나는 물통을 주워 들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가 준 건 다 더러워. 애들 입에 다 돌려가면서 먹고, 과자도 만날 손으로 나눠주고. 더럽게.”

    “그럼 안 먹으면 되지. 왜 쳐?”

    나는 모래 묻은 얼음을 지민이에 던졌다. 얼음에 맞은 지민이도 소리를 꽥 지르며 내 얼굴에 모래를 뿌렸다. 순식간에 형과 누나들이 몰려들었다. ‘넌 이제 죽었다’라고 생각할 때였다. 지금까지 형과 누나들은 한 번도 내 편이 아닌 적이 없었다.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다며 형이 경고했던 말들이 눈앞에서 일어났다.

    “야! 문주영 너, 지민이 새 옷 다 젖었잖아. 빨리 사과해.”

    현준이 형이 강지민 편을 들었다.

    “지민이 말이 틀린 건 아니지. 주영이가 맨날 흙 묻은 손으로 나눠주고, 아이스크림도 그 냥 한 입씩 돌려주잖아.”

    난 양보하느라 겨우 막대에 붙은 것만 빨아먹었는데, 컵라면도 국물만 먹었는데……. 다리에 이어 몸통까지 바르르 떨려올 때였다.

    “맞아. 좀 찝찝하긴 했어.”

    예은이 누나 말에 내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졌다. 도둑 역할을 잃은 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다. 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놀이터 친구들은 다 내 편이라고 믿었는데……. 얼굴이 화끈거렸다. 목구멍이 꽉 막히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놀이터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거라는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다 필요 없어! 다시는 놀이터에 나가지 않을 거야!’

    씩씩대며 집에 들어가자, 형이 나를 보며 웃었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 형이 괜히 놀이터에 안 나가는 줄 아냐? 아무리 네가 잘 해줘도 바로 배신할 수 있는 게 사회생활이야. 알았냐? 이 호구야!”

    호구라고? 호구는 어수룩해서 이용하기 딱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사회생활 잘한다고 칭찬받던 내가 한순간에 호구가 되었다.



    3일째 놀이터에 나가지 않았다.

    엄마는 이제야 철이 들었다고 좋아했다. 형은 나만 보면 쓸데없이 실실 웃고 다녔다.

    난 며칠째 매미 놀이 중이다. 매일 창문에 매달려 있다.

    ‘뭐 하고 있을까?’

    집에 있어도 눈과 귀가 놀이터에 가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엄마, 나한테 마트 심부름시킬 거 없어?”

    “살 거 없는데.”

    괜히 냉장고 문을 열어 우유가 없는 걸 찾아냈다. 필요 없다는 걸 우겨서 밖으로 나갔다.

    “어? 문주영이다. 주영아, 같이 놀자.”

    친구들이 알아보고 불렀지만 못 들은 척 지나쳤다. 나는 최대한 빠르게 우유를 사서 최대한 느리게 달팽이처럼 놀이터 앞을 지났다.

    “주영아, 같이 놀자. 네가 없으니까 심심해. 애들도 많이 안 나오고…….”

    그러고 보니 며칠 새 노는 친구들이 많이 줄긴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다.

    새침하게 우유 통을 들어 보이며 놀이터를 지나쳤다. 그러고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다시 후다닥 창문에 매달렸다.

    ‘놀고 싶다. 나가고 싶다.’

    아니다. 나가면 난 형 말대로 다시 호구가 되는 거다. 마음속으로만 수천 번 놀이터와 집 사이를 오간 것 같다. 아빠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얘기하고 싶은데 오늘 밤에는 잔뜩 취해서까지 들어왔다. 회사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새로 들어 온 직원이 문제라나? 엄마랑 하는 얘기를 얼핏 들었다. 아빠 자리를 빼앗은 거 같다고.

    아빠가 끙끙대며 푸-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도 나랑 별반 다르지 않나 보다. 사회생활은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하는 것 같다.

    아빠도 나처럼 회사 사람들이 미울 거다. 그럼 아빠도 내일부터 회사 안 나가려나? 잘 됐다. 아빠랑 실컷 놀면 되겠네. 마음이 한결 풀어지는 거 같다.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아빠는 평소처럼 이른 출근 준비를 했다.

    “아빠, 어디 가?”

    “어디 가긴. 회사 가지.”

    이런! 형이 봤다면 아빠한테도 어쩌면 호구라고 했을지 모르겠다.

    “속상한 일 있었다며 왜 나가? 회사가 싫지 않아? 미운 놈도 있다며?”

    아빠가 귀엽다는 듯 내 볼을 꼬집었다.

    “미운 놈도 같은 편이면? 그리고 속상한 일 있다고 회사 안 나가면 회사에 아무도 없을걸.”

    “아무도 없으면 뭐 어때?”

    나는 놀이터 모습을 떠올리며 입술을 삐죽였다. 아빠가 내 앞으로 한발 다가왔다. 그리고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줄 때처럼 으스스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무도 없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몰라.”

    “회사 망해.”

    아빠가 피식 웃으며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헝클었다.

    “아무도 없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갑자기 얼마 전 망한 동네 문구점이 떠올랐다. 우리가 잘 다녔던 문구점인데 요즘은 귀신 나올 것처럼 컴컴하고 무서워졌다. 문구점이 망하면서 문구점 할아버지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망하는 건 쓸쓸하고 불편한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건 여덟 살이라도 알 수 있다.

    ‘어쩌지. 놀이터 망하면 나도 망하는데.’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부리나케 놀이터로 달려 나갔다. 놀이터가 벌써 망하려는 걸까? 친구들이 확 줄었다. 자전거부대도, 축구부대도 안 보였다.

    “어? 문주영 나왔네?”

    킥보드를 타고 지나가던 친구가 방향을 틀어 달려왔다.

    “다른 형들이랑 애들은 다 어디 있어?”

    무슨 일인지 몰라도 다들 토라져서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민이 얘기도 나왔다.

    “우리가 자기 킥보드 허락 안 받고 탔다고 삐졌어. 그리고 도둑 안 시켜준다고 이제 안 논대.”

    자전거 바퀴를 힘껏 굴렸다. 다영이도 형들도 찾아야 했다. 바람 빠진 축구공도 다시 고치고, 현준이 형 자전거도 멀쩡한지 살펴봐 줘야 했다. 발바닥이 예전처럼 들썩였다.

    경찰만 하면 어때? 내 편 안 들어주면 어때? 호구 좀 하면 어때? 난 놀이터만 좋으면 그만이다.

    방충망에 얼굴만 빼꼼 내민 지민이가 보였다. 미운 놈도 같은 편이라고 아빠가 말했다. 나는 지민이를 향해 손짓했다.

    우리 집 창문에 매달린 잘난 척 잘하는 매미 한 마리도 눈에 띄었다. 형 매미를 향해서도 힘껏 손짓했다. 놀이터에 점점 친구들 목소리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역시 놀이터에는 막내 주영이가 있어야 해.”

    “맞아, 놀이터는 망하지 않아!”

    아무래도 난 놀이터에서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다. 난 누구보다 마음이 넓은 여덟 살이다.
    이정민

    이정민

    1978년 전북 장수군 출생

    전주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노경실 동화작가·원종찬 아동문학평론가(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작가는 물론 “책”과 관련된 수십 종류 분야의 사람들이 점점 힘들어하고 있다. 책을 읽거나, 구입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신춘문예 응모작품 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즉, 글을 쓰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 논리로 따지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300편의 작품 속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고양이 이야기. 전설따라 삼천리 풍의 눅눅한 이야기. 착하고 선하게 살자는 도덕호소문. 가난한 자는 절대 의롭고 부자는 무조건 불의하다고 외치는 소리. 어린이판 ‘나는 자연이다’의 삶이 올바른 길이라고 훈계하는 글 등등을 헤쳐가다 보니 마침내 4편의 작품이 남았다.

    유명식당 ‘남다른닭발집’ 가게의 딸과 손님 없고 간판만 화려한 ‘유명한 짬뽕집’ 식당의 아들. 시작은 불편했지만,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과정으로 들어서는 두 아이의 이야기 ‘남다른 다름이’.

    같은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나이지리아 출신의 제이콥과 한국 어린이 미르의 정체성 인식과 새로운 성장과정을 통과하는 이야기를 쓴 ‘씨 없는 수박’

    시각장애인 학생들과의 야구경기로 진정한 이김, 승리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다룬 ‘이상한 야구’. 그런데 이 3편의 작품 모두 신기하게도 ‘공통적인 2%’의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착함과 올바름’이 너무 진해서 이야기가 흐려지는 점이다. 착하게 살라고 자꾸 말하는 것은 동화가 아니어도 가르쳐 줄 사람이나 경로는 얼마든지 있다. 동화만의 특성을 조금 더 고민하길 권해본다.

    그리고 올해의 당선작으로 고른 ‘놀이터는 망하지 않는다’는 집앞 놀이터라는 한정된 공간 속이지만 그 안에서 씨줄날줄의 엉켜짐과 풀어짐 같은 복잡한 심리를 다루었다. ‘놀이터’로 은유되는 아이들의 존재를 과장되게 말하거나, 문학적인 ‘척’ 하지 않음으로 아이들과 놀이터의 순수함과 역동성을 잘 드러냈다. 그래서 간간히 보이는 문장의 미숙함(?)마저 기름진 기교보다 맛있게 느껴졌다.

    놀이터도, 책도 망하기는커녕 점점 청청해지는 새해라서 기쁘다! 기쁘다. 아이들이 있어서!
  • 이정민

    이정민

    1978년 전북 장수군 출생

    전주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새해 첫날이면 가족끼리 인생 목표를 세웠다. 한 해 동안 계획하고 실천할 항목을 다섯 가지씩 쓰는 것이다. 성실하게 실천한 사람에게는 연말에 가족들 이름으로 상을 주었다. 동화를 쓰기 시작하면서 내 목표의 첫 번째는 언제나 동화 작가로 등단하는 것이었다. 그게 올해로 6년째다. 매년 이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가족들이 주는 상도 내 몫이 아니었다. 당선 전화를 받았을 때 올해는 가족들이 주는 상이 내 몫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는 새해 첫날 조금은 다른 목표를 써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렜다.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다. 동화의 길을 열어준 박서진 작가님과 동화를 함께 읽고 썼던 목도리 5인방, 신여랑 작가님과 글방 ‘움’ 문우들, 언니처럼 따뜻하게 위로해주셨던 권미양 선생님. 이십 년 가까이 한자리에 있어 준 꽃자리 언니들과 올해 새롭게 인연을 맺은 어머니학교 19기 회원들. 부족한 며느리를 항상 최고라고 말씀해 주시는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당선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하신 엄마와 하늘에 계신 아빠께 감사드린다.

    언제나 내 동화에 첫 번째 독자가 되어 준 ‘읽고 쓰는 연구소’의 아이들. 힘들 때마다 묵묵히 산행에 함께 해 준 금숙이와 희기. 작가도 되기 전에 작가 친구라고 불러 준 서영이와 친구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동화 읽어주는 엄마에서 동화 쓰는 엄마로 만들어 준 윤, 세영, 주영.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마다 아직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그러나 누구보다 진심으로 응원해준 남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2024년 새로운 도전에 힘을 실어 준 동아일보사와 노경실, 원종찬 두 분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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