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남편
아내
어머니
고모댁
친구
간호사
무대
무대는 온통 하얗게 처리되어 있다. 뒷면의 벽은 하얀색 천이 드리워져 있다. 무대 한가운데는 덩그러니 빈 침대가 놓여져 있다. 왼쪽에는 커다란 괘종시계가 서 있다. 무대 오른쪽 너머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는 굵고 큰 가지를 가지고 있다.
제1장 봄바람(春風)
새벽의 여명처럼 약간의 빛만 있는 정도다.
괘종시계의 소리가 "째깍 째깍……"하며 반복적으로 들린다.
뒷면의 하얀색 벽에 칠해진 야광색 별들이 빛나기 시작한다.
침묵 속에서 한 사나이의 낮은 음성이 들린다.
남편 : 삶이란 참 이상하지. 그렇게 붙잡으려고 할 때는 붙잡히지 않는 것들이 이렇게 놓아버리니까 가까이 다가오니 말야. 아내는 내게 늘 말했어. 일찍 들어 오라고. 요즈음 세상에 이렇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하지만 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란 연구실 현미경 속에 있다고 생각했지. 부와 명예가 다 그 속에 있었으니까. 그 작고 이쁜 녀석들, 가끔은 아름답기까지 한 녀석들을 보면서 항상 감탄할 수밖에 없었어.
그때 서서히 조명이 밝아지면서, 아내가 서서히 등장한다.
아내의 손에는 젖은 수건이 들려 있다.
조용히 침대 쪽으로 다가간다.
주위 조명이 어두워지고, 침대쪽만 강하게 조명이 비춘다.
침대 위에는 새하얀 석고상이 누워있다.
아내는 석고상을 이리저리 닦는다.
그리고는 혈액순환을 위해서 가만히 있는 '석고상'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아내 : 점점 몸이 가벼워지고 있어. 내 마음은 이렇게 무거워지고 있는데… 기억나, 당신? 강화도였었지? 아마. 그때 당신이 나를 업고 마니산까지 올라갔던 거. 그랬잖아, "왜 이리 가벼워! 이래서 앞으로 나랑 살겠어? 좀더 찌워야겠는걸"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때 남편이 서서히 움직이며 아내 곁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일정한 거리는 유지한다.
남편 : 그럼. 기억하지. 그렇게 싫다는 걸, 억지로 업고서 산 정상까지 올라갔었는데.
아내 : (웃음을 머금고) 당신, 그것도 기억해? 정상에서 소리친거?
남편 : (큰 소리로 외친다) 야-아, 세상에서 나보다 더 행복한 놈, 있으면 나와봐! 어-서-!
아내 : 그땐 얼마나 창피했던지. 옆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우릴 정신나간 사람처럼 쳐다보았잖아. 후훗.
남편 : 그-럼-, 그 때 난 이 세상 모든 행복을 다 업고 있었으니까.
천천히 누워있는 석고상의 손과 팔을 젖은 수건으로 닦으며,
이야기를 건넨다.
아내 : 내가 처음 사랑이란 걸 절실하게 느낀 건 우리 첫 아이를 지우던 날이었어. 이상하게도 그때 처음으로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지. 병원의 차가운 수술대 위. 나도 모르게 몸이 덜덜 떨렸어. 의사와 간호사들은 연신 주말 저녁회식 이야기만 계속하고. 토요일 오후 수술이 너무너무 귀찮다는 듯이. 눈 부신 조명 속에서 난 너무 외로웠어. 곧바로 마취액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더니 불빛들이 황홀하게 아른 아른거리기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이러다 영원히 깨어나질 못하면 어쩌나, 이런 생각이 들지 뭐야. 그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당신'. 당신과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니까 어찌나 서럽게 눈물이 쏟아지던지. 이상하지? 그 차가운 수술대 위에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막 외치고 싶었으니…….
남편 : (약간의 침묵이 흐른다)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고 했던가? 그 애도 그랬는지, 참-, 나도 몰랐는데 이상하게 허전하더라구. 아이를 가졌다는 기쁨이 뭔지도 제대로 모를 때였어. 의사는 빨리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더군. 그런데 그 이야기가 마치 저 멀리서 남의 일처럼 들렸어.
의사의 소리가 환청처럼 울려 퍼진다.
소리 : 자궁외 임신입니다. 빨리, 수술 일정을 잡아야 합니다. 조금만 지체해도 산모가 위험해요. 으음, 그러면 오늘이 주말인데 어떡하지?
(전화기를 들면서) 이봐! 정간호사? 오늘 수술 어떻게 잡혀있지? 그래, 응. 그래.
남편 : 난 그때 처음 알았어. 임신이란게 그렇게 위험하다는 걸….
아내는 흰 석고상을 아무말 없이 닦고 있다.
힘이 드는지 잠시 멈춘다.
그리고는 무언가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아내 :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당신 그거 기억나? 카드빚 사건?
남편 : 카드빚 사건이라니?
아내 : 왜 있잖아. 200만원짜리 거문고 샀던 거. 내가 거문고 소리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당신이 몰래 거문고 배운다고 그랬잖아. 난 그것도 모르고, 술값으로 쓴거라며 펄펄 뛰었는데. 후훗.
남편 : 아-하, 그랬지. 그 해 크리스마스 즈음인가? 당신이 내 서랍 청소하다가 그 카드 영수증을 보고 말이야.
아내 : 아직도 기억이 나. 눈내리던 그 날. 부러진 손톱에 반창고를 붙이고 서툴렀지만 열심히 나를 위해 거문고를 타던 그 모습.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었어. 그 소리도.
남편 : (머리를 쑥스러운 듯이 쓰다듬으며) 그랬지. 입문한지 5개월만에 공연한 사람으로서는 썩 훌륭하게 해냈지, 아마? 하하하.
거문고 소리가 은은하게 병실을 울려 퍼진다.
'거문고 산조(散調)'가 서서히 흘러 나오다가
'거문고 병창(倂唱)' 팔도유람가(八道遊覽歌)로 이어진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하다가 완전히 암전.
거문고 병창 소리가 은은하게 이어진다.
제2장 따가운 햇빛
무대는 바로 제1장과 같은 병실이다.
무대가 서서히 밝아진다.
사면의 하얀색 벽으로 인해 더욱 밝게 빛난다.
침대 위에는 남편이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다.
여름이다. 창 밖에서 매미가 시끄럽게 울기 시작한다.
아내가 문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그녀의 손에는 용변을 받는 기구가 들려 있다.
힘없이 그 옆에 내려 놓는다.
침대 곁으로 다가간다. 안쓰러운 얼굴로 나편을 바라본다.
아내 : (남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여보! 힘들죠? 매번 하는 관장인데, 오늘따라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아. 간호사 말이 자꾸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게 심상치 않다고 하던데……. 휴-! 이제 어찌해야 할지….
남편 : (남편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천정만 바라보고 있다)
아내 :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한다) 미안해. 그때 당신을 놓아 주었어야 했는데
내가 욕심을 부려서 이렇게 되었나봐. 미안해. 진짜.
아내는 창 밖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쉰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가 한창이다.
매미 소리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한다.
서서히 환청처럼 작은 싸이렌 소리가 난다.
소리1 : 자! 빨리, 빨리!간호사, 이 환자 어떻게 된거야?
소리2 : 정면충돌이래요. 2.5톤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왔나봐요.
소리1 : 그래? 이거 안되겠는데? 가망이 없어. 뇌쪽이 크게 상한 것 같아.
소리3 : 안돼요. 안돼. 선생님, 제발 살려만 주세요. 선생님!
소리1 : 뭐야! 간호사, 누가 보호자를 들여 보냈어?
소리2 : 아주머니, 이러시면 안돼요. 나가 계세요. 이러시면 환자가 더 위험해요.
소리3 : 제발 살려만 주세요. 제발-!
침대 위에 있던 남편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다가 점점 움직임이 커진다.
고통스러운 경련이 일어난 듯하다.
아내 : 아니, 여보 왜 그래?
남편 :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 온몸을 비틀며 고통스러워한다)
아내 : 당신, 갑자기 왜? 어디가 아파? 어디가?
남편 :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원망 섞인 목소리로) 당신! 이런 고통 알아?
아내 : 고통?
남편 : 날 놓아줘! 이젠 그럴때도 됐잖아.
아내 : 당신 무슨 소리야?
남편 : 날 이렇게 붙잡는 건 부질없는 일이야. 이 고통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 줘. 제발, 부탁이야. 으-응? 하루라도 고통없이…….
아내 : 안돼! 그럴순 없어.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난 행복해. 그 말만은 제발 하지 마.
아내의 말이 그치자 남편은 힘없이 침대 위로 쓰러진다.
그리고 엄청난 고통으로 다시 몸부림친다
아내는 참혹한 남편의 고통을 보고 괴로워한다.
조명이 꺼진다.
남편 : 이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서서히 커진다.
점점 커지다가 마지막에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
그러다가 서서히 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한다.
다시 조명이 밝아진다.
아내가 침대 맡에 잠들어 있다가 깜작 놀라 일어난다.
아내 :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아니야! 아-냐-! 그게 아니야!
주변을 돌아본다. 자신이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전화벨이 울린다.
멍하니 있던 아내는 전화벨이 울리는 줄도 모르고 있다.
전화벨이 계속 울린다.
그러다 문뜩 벨소리를 듣고, 전화를 받는다.
은행원 : (거칠고 퉁명스러운 사투로) 안녕하십니꺼? 이상일씨 계신교?
아내 : 누구시죠?
은행원 : 나 참, 이상일씨 계신교, 안계신교?
아내 : 말씀하세요. 제가 아내 되는데요.
은행원 : 이기 어찌 된교?
아내 : 무슨 말씀이세요?
은행원 : 고마, 독촉 고지서 받았심니꺼 안받았심니꺼? 그라고 받았으먼 받았다꼬 연락을 해야지요. 이거. 내가 벌써 몇 번이나 보냈는데, 통 연락도 없고. 이게 마지막 갱곱니더. 이달 말까지가. 이 달 말까지 입금 안되먼 알아서 하이소. 이젠 어쩔 수 없습니더.
아내 : 입금이 아직 안되었나요? 고모부님께서 해주시기로 했는데.
은행원 : (짜증섞인 목소리로) 아-, 아! 나참말로! 그건, 댁에 사정이고.
아내 : 죄송해요. 제가 요즈음 병원에만 있어서 그렇게 되었어요.
은행원 : (벌컥 화를 내며) 아니, 이 아지매가 보자 보자 하니까, 무슨 말보따구를 그리 해쌋노? 돈을 썼으면, 빨리 갚아야지. 뭔 잔소리가 이리 많노? 이 달까지, 이 달까지라고 한게 벌써 몇 일이나 지났는데? 나도 아지매 때문에 완전히 회사에서 찍히기 생겼따 아인교. 그 동안 잘 쌓아 놓으면 뭐 하노? 아지매 덕분에 완전히 다 까묵었는데. 이젠 정말 마지막인줄 아이소. 이 달말까지 입금 안되먼 나도 이젠 어쩔수 없는기라. 규약대로 할끼고마 그리 아이소! 좋은 말로 하니까 진짜, 누굴 호구로 아나?
아내 : 그게 아니라….
제대로 듣지도 않고 전화를 매정하게 끊어 버린다.
"뚜, 뚜, 뚜……"라는 금속성 음만 차갑게 들린다.
망연자실해 진 아내는 전화기를 붙들고 하염없이 앉아 있다.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시어머니가 등장한다.
매우 큰 몸집에 얼굴은 무언가 불만에 가득 찬 모습이다.
어머니 : (차가운 목소리로) 얘! 뭔 일 있니?
아내 : 아, 아뇨. 아무 일 없는데요.
어머니 : 복도에서 듣자니, 무슨 큰소리가 들리던데.
아내 : 아니예요. 제가 잠깐 꿈을 꾸었나봐요.
어머니 : (이상하다는 듯이) 그래?
아내 : (화제를 바꾸려는 듯이) 어머니? 뭐 마실 거 드실래요?
어머니 : 아니다. 참, 오다가 우리 병동 간호사를 만났는데,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더라.
아내 : 무슨 이야기를요?
어머니 : 장기기증이라나 뭐라나? 신중히 생각해보라는 둥, 하길래. 내가 택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말라고, 소리를 쳐 놓았으니 이젠 그런 말 못할거다. 아니,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있는 우리 아들을 두고 그게 어디 할 소리냐 말이다. 나-참, 지 핏줄들 아니라구, 함부로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네게도 무슨 말 않든?
아내 :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아무 대답도 없다)
어머니 : 에미야? 내 말 안들리니? 너 어디 아프니?
아내 : (며느리 무언가 결심을 한 듯이) 어머니!
어머니 : 그래, 그래.
아내 : 이제 우리도 생각을 달리 해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어머니 : (무척 언짢다는 듯이) 으응-?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니?
아내 : (무덤덤하게) 모두가 살아야 하잖아요.
어머니 : (놀라서) 아, 아-니, 에미야, 그게 무슨 소리냐?
아내 : 이제 상일씨를 편하게 해주어야 할 것 같아서요.
어머니 : 너 갑자기 무슨 말이냐? 어제만해도 멀쩡하던 애가?
아내 : 아뇨! 갑자기 그런는게 아니라, 이제는 그래야 할 것 같아서요.
어머니 : (가슴을 치며) 너…, 넌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난 그럴 수 없구나. 한번도, 아니 조금도 난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
아내 :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어요. 애들도 그렇구요. 벌써 이모님 댁에 맡긴지가 3년이 다 돼가요.
어머니 : 나는 평생을 각오하고 있다.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만, 네가 싫다고 나까지 그만두란 말은 하지 마라.
아내 : 아니예요. 그게.
어머니 : 다시 잘 생각해봐라. 저 애와 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아내 : 저도 이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요. 매일 밤 같은 꿈을 꾸어요. 항상 어두컴컴한 동굴을 헤매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그이를 봐요. 사지가 커다란 갈고리에 찍혀 있는데, 제발 이걸 벗겨달라고 애원해요.
어머니 : 그건 꿈일 뿐이다. 그런 잡망스런 것에 동요하지 마라.
아내 : 상일씨 몸이 이젠 서서히 썩어가고 있어요. 현실은 절대 우리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우린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오히려 환상만을 쫓고 있어요.
어머니 :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 마라. 무당 집안 내력 아니랄까봐, 그러니? 내년엔 새로운 약이 꼭 나온다더라. 그때까지만 참으면 고칠 수 있을게다.
아내 : 내년이라구요? 오늘도 몸 속에선 썩은 피고름이 나왔어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구요. 그런 몸으로 내년까지 갈 수도 없고, 만약 그때까지 간다고 해도 그 몸으로 그 힘든 수술을 어떻게 버틸 수 있겠어요?
어머니 : (갑자기 신경질을 내며) 아니, 얘가 보자 보자 하니까, 못하는 말이 없네. 그럴 줄 짐작은 했었지만, 꼭 이럴 때, 니가 이렇게 나와야겠니? 네가 정 그렇게 싫다면 썩 꺼져라. 내가 그래서 너를 못미더워 했던게야. 무당집 딸년을 데려와서 결혼한다고 했을 때부터 내가 반대했던거구. 그때 허락한 내가 미친 년이지, 미친 년이야.
그때, 간호사가 등장한다.
간호사의 등장으로 어머니와 아내의 언쟁은 잠깐 멈춘다.
간호사는 무덤덤하게 이리저리남편의 상태를 확인한다.
간호사 : (병원 일지에 무언가를 기록하며 무심하게) 원무과에서 곧 연락 올겁니다.
어머니 : (예민하게 반응하며) 아-니-, 원무과라니?
간호사 : (여전히 무덤덤하게) 중간 계산때문인가봐요.
어머니 : (목소리가 수그러들며) 아, 예.
간호사가 퇴장한다.
어머니와 아내는 아무런 말도 없다.
다만 침묵만이 흐를 뿐이다.
"째깍, 째깍, 재깍……"하는 시계소리만 반복적으로 들린다.
그때, 침묵을 깨는 전화벨이 울린다.
아내 : 여보세요?
소리 안녕하세요? 이상일씨 보호자분 계세요?
아내 : 예. 전데요.
소리 입원비 중간 정산 때문에 전화 드렸는데요.
아내 : 아, 예.
소리 어떻게 하실건가요?
아내 : 잠깐 시간을 좀 주세요. 아직 결정이 안된 상태라서…….
소리 아, 괜찮습니다. 이번 주까지만 결정하시고 알려 주시면 됩니다.
아내 :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명이 아내에게만 서서히 집중된다.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진다.
아내 : 는 조용히 울고 있다.
아내 : 그래요. 저도 어머니 마음 이해해요.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는데. 어머닌 벌써 자식 세 명을 가슴에 묻었으니. 삼형제를 모두 잃고, 이제 마지막 하나 남은 아들마저 이 지경이 되었으니……. 하지만 저도 그 이를 그 누구보다 사랑해요. 아무런 희망도 없이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희망을 준 유일한 사람. 정처없이 굿판을 떠돌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저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 준 사람. 주위 사람들의 모든 반대를 무릎 쓰고 저만 사랑해준 고마운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상일씨니까요. 절망의 끝에서 유일하게 만난, 가슴이 너무도 따뜻했던 사람. 어떻게 그런 사람을 잊을 수 있겠어요? 저도 어머니만큼이나 그이를 사랑해요. 하지만 이젠 더 이상 그 이를 잡을 수 없어요. 그것은 살아있는 자들의 오만이고 욕심일 뿐이예요. 그래요. 이제는 그 이를 놓아주어야 할 때예요. 훨훨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도록.
아내의 훌쩍이는 목소리가 서서히 잦아든다.
아내 쪽의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고, 다시 어머니쪽의 조명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어머니만 조명을 받는다.
어머니가 이야기를 하자, 그 옆에 조명이 밝아진다.
무대 뒤쪽으로 아이들 3명이 나타난다.
아이들은 방문 너머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아이들은 굶주림에 지쳐 서서히 쓰러진다.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아이들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진다.
어머니 : (한숨을 길게 쉬고 나서 과거를 회상한다) 상일이는 내게 남은 마지막 희망의 끈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였지. 너는 모를거야. 그 아픔을……. 그 해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지. 눈이 그렇게 엄청나게 내릴 수가 있었는지 원-. 사람들이 도저히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지경이었으니. 먼 동리까지 옷장사를 나갔던 나는 아이들 걱정에 발만 동동 굴렀지. 그러다 돌아온 집에는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싸늘한 아이들의 주검만이 휭하니 남아 있었어. 3일 동안 어미 없이 지낸 아이들. 추위와 배고픔은 그 애들에게는 견딜 수 없이 잔인한 고통이었어. 아랫목에는 큰 애가 웅크리고 누워 있었지. 고모댁이 있는 재너머 마을, 밥이라도 좀 빌러 갔던 모양이야. 그러다 그 동네에서 제일 사나운 바우덕이네 누렁이에게 물려 발목을 크게 다쳤던 거야. 그때 그 애 나이 12살이었으니, 그 아픔을 어찌 참았을까? 철없던 두 동생들도 형이 아프단 사실을 알았는지, 떨고 있는 형을 위해 마지막 남은 연탄 2장을 피웠어. 그리고는 흔적도 없이 그 애들은 사라졌지. 내가 도착했을 때는 방안에는 가스만 가득했고, 애들은 몸도 마음도 모두 꽁꽁 얼어버린 뒤였어. 싸늘한 한기로 가득 찬 집에는 검푸른 주검만이 나뒹굴고. 그땐 애들을 돌보지 않는 고모댁이나 옆집 돌쇠네를 무척이나 원망했지. 그러나 아무 소용 없었어. 그건 고스란히 모두 내 탓이고, 업보였으니! 난 꽁꽁 얼어버린 땅을 파고, 그 애들을 내 가슴 속에 묻었어. 같이 죽으려고도 해보았지. 하지만 내 등엔 쪼그라든 젖을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보채는 막내가 있었지. 이젠 마흔을 훌쩍 넘어 버린 막내 상일이 녀석 말야. 그래서 난 악착같이 살았어. 더 이상 그 추위와 굶주림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말야.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냔 말야. 그렇게 힘들었으면 이제 그만 행복할 때도 되었는데…. 그 힘든 공부도 다 마치고 이젠 행복만이 남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어머니의 흐느낌이 이어진다.
서서히 흐느낌이 잦아든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거문고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제3장 찬바람 소리
병원의 휴게실 장면으로 바뀐다.
어머니와 고모댁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모댁은 무언가를 계속 요구하고 있고, 어머니는 불만스러운 얼굴이다.
고모댁 : 언니,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대응하면 안된다니까요, 내 참.
어머니 : 걱정마세요.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고모댁 : 아니, 이건 자존심 싸움의 차원이 아니래도 그러네. 자꾸.
어머니 : 그럼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예요? 아가씨는.
고모댁 : 일단 빨리 변호사를 선임해야지요. 그래야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미리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테니. 이렇게 미리 강하게 나가지 않으면 저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니까요?
어머니 : 변호사라니? 아가씨 도대체 일을 어떻게 만들려고….
고모댁 : 그래서 언니는 세상물정을 모른다니까, 정말.
어머니 : 아니 그래도 시어미하고 며느리 사이에 무슨 변호사까지 사서 한다고…….
그때, 며느리가 들어온다.
며느리는 무척 격앙되어 있는 상태다.
그 뒤로 의사인 상일의 친구가 따라 들어온다.
아내 : 어머니, 그 말이 사실이예요?
어머니 : (일부러 냉담한 목소리로) 무슨 말?
아내 : 이번 일로 변호사까지 내세워 '법정까지 가야겠다'고 하셨다면서요?
어머니 : (무척 서운한 듯이) 그래. 네가 그렇게 고집을 부린다면 어쩔 수 없지.
아내 : 이런건 정말, 그 이가 원하는 일이 아니예요, 어머니. 그냥 편히 그 이를 보내주세요. 제발. 어머니, 이번만은 제 말을 좀 들어주세요.
고모댁 : 아니, 얘가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못하는 말이 없네, 진짜. 넌 생각이 있는 애니, 없는 애니? 어떻게 아직 숨도 끊어지지 않은 애를 포기할 수 있단 말이야? 그렇게 서방을 빨리 없애고, 새 출발하고 싶니?
친구 : 왜 이러세요. 고모님. 그만 하세요.
고모댁 : (친구 쪽을 바라 보며) 너도 그러면 안된다. 옛날엔 그렇게 착하기만 한 줄 알았는더니. 너도 한 통속이 되어서 우리 언니한테 그랬다며? 이제 보내주자고.
친구 :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하시라고 말씀드린 것 뿐이예요.
어머니 :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만해라! 너희들이 아무리 그렇게 이야기해도 내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아내 : 어머니, 이젠 우리가 아니라 상일씨를 생각할 때예요.
친구 : 주제 넘지만, 저도 상일이 친구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한 말씀 드릴께요. 상일이는 더 이상 살아있는 녀석이 아니예요. 기계들이 억지로 상일이를 살아 있는 것 처럼 보이게 할 뿐이라구요. 저 앙상한 거죽에 그냥 공기를 불어넣고, 주사약을 주입해서……. 심장은 뛰고 있지만, 정신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이미 넘어버렸어요. 이런 상태로 계속 있는 것은 상일을 위해서도, 그리고 남아 있는 가족을 위해서도 진짜 못할 짓이예요.
어머니 : 너 이놈! 왜 그래, 네가 왜 자꾸 나서는거야?
고모댁 : 그래, 맞아. 당사자도 아닌 제3자께서 왜 자꾸 나서서 이래? 무언가 다른 욕심이라도 있나보지? 진짜 왜 이래?
아내 : (냉소적인 목소리로) 진짜,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은 고모님 아니세요? 상일씨가 사망하면 모든 경영권을 통째로 가지시려고 그러시잖아요? 병원비조차 아까워 하시는 분이 고모님 아니세요? 아님, 저이가 아직 더 살아 있어야 하나요? 아직 회사 경영지분을 확보하실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신 모양이죠?
고모댁 : (정색하며) 아, 아, 아니, 자네 그게 무슨 말이야? 내, 내가 무슨 물욕에 환장한 년이라고. 그래서 조카를 담보로 이 짓거리를 하고 있다고? 자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어머니 : 내가 들어도 그 말은 너무 한 것 같다. 에미가 사과해라. 어서.
아내 : 어머니는 몰라서 그래요. 이젠 병원비까지 못낼 형편이예요. 조만간 우리가 선택하지 않아도 병원에서 쫓아낼지도 모른다구요.
어머니 : 아-,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고모댁 : 아, 그건 오해야, 오해. 지금 쇼핑몰 확장 공사 때문에 그렇지, 조만간 그런 문제는 깨끗이 해결될거야. 그런 걱정들은 하지마.
어머니 : 그럼, 그렇지. 아가씨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내가 그럴 사람들 같았으면 회사도 안 맡겼지.
아내 : 그럼, 5개월 동안 한푼도 병원비가 들어오지 않은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어머니 : 아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아내 : 이게, 바로 지금 우리 상태예요. 모두들 더 이상 죽어가는 사람에게 돈이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고 있어요. 우선 급한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이라구요. 모두들 그렇게 생각해요. 상일씨보다는 쇼핑몰이 중요하다는 말이죠. 어머니와 저만 저이를 산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구요. 그러다가 갑자기 제가 결정을 내리려고 하니까, 지금껏 모른척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죠. 각자 자신들의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구요.
어머니 : (타이르는 듯이) 에미야, 넌 왜 자꾸 그런 쪽으로만 생각하니?
친구 : 영란씨도 이제 그만 진정하세요. 가족끼리 이해해야죠. 이러다가는 완전히 가족이고 뭐고 갈라선다는 이야기가 나오겠어요.
아내 : 혁이씨까지 그런 말 하니, 정말 서운하네요. 현실이 그런 걸요. 어머님만 모르고 계실 뿐. 모두가 상일씨 상태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냥 남의 일일 뿐이죠. 더우기 남아 있게 될 가족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분명해질거라구요. 어머니나 아이들에게는 관심조차 없어요. 관심이란 모조리 유산으로 남게 될 집과 회사뿐이라구요.
갑자기 고모댁이 성을 내며 달려든다.
말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
테이프를 빠르게 돌려 놓은 듯 하다.
격렬한 논쟁이 이어진다.
고모댁, 어머니, 아내, 친구는 알 수 없는 말들을 관객석을 향해 내뱉는다.
잠시 동안 이러한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
서서히 조명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조명이 어두워졌지만, 계속 알 수 없는 소리들이 이어지며 여운으로 남는다.
제4장 눈 내리는 밤
눈이 내리는 밤.
거실에는 따뜻한 분위기가 감돈다.
아이들이 앉아서 장난을 치고 있다.
난로 위에는 주전자가 끓고 있다.
친구와 아내가 방에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창 밖에는 여전히 고목 한 그루가 서 있다.
아내 :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그 이를 떠나 보낸 지도…….
친구 : 그렇죠. 작년에도 눈이 그렇게 내리더니만 올해도 그렇네요.
아내 : 고마워요. 바쁘실텐데, 연말이라고 이렇게 찾아와 주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친구 : 아니예요. 제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죠. 상일이 녀석, 성격이 너무 급한 나머지 먼저 떠났으니……. 말 버릇처럼 항상 그랬잖아요.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꼭 가족들끼리 함께 모이자고 매번 그러더니, 그 녀석이 약속을 제일 먼저 어긴 놈이 되어버렸어요.
아내 : (창밖을 바라보며) 올해는 참 추워요. 작년 만큼. 하지만 작년 겨울은 추운지도 몰랐어요. 어머니께서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전혀 몰랐으니까. 그리고 회사도 어이없게 부도나고, 완전히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으니.
친구 : 저도 그때는 어떡해야할 지 모르겠다라구요. 영란씨를 보며, 새삼스럽게 참 대단한 여자구나라고 생각했죠. 참 잘해냈어요.
아내 : 아니예요. 일이 닥치니까,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주위 친구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잖아요. 어머니 장례를 치를 때까지만 해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 이마저 세상을 떠나자 그제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겠더라구요. 참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었어요.
친구 : 하지만 꿋꿋이 잘 해내셨잖아요.
아내 : 혁이씨는 이상하게 들리실지 몰라도, 상일씨가 제게 힘을 많이 주었어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던 날. 상일씨가 나타났어요. 아직도 그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요. 그 이가 웃으며 내게 다가오더니, "삶은 항상 아름다운거야, 알지?" 라고 말했어요. 자주 듣던 말이었죠. 그 이가 항상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오던 날이면 항상 반복하던 말이었으니까.
남편의 취중의 이야기가 울려퍼진다.
목소리만 들린다.
남편 : 당신, 현미경 속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줄 알어? 너무나 조화롭단 말야. 하지만 말야…, 꺽… 더 아름다운 건 사람들이라구. 인간이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존재라고. 왠지 알아? 가장 불완전하기 때문이야. 꺽…. 가장 불완전…, 그래. 불완전하면서도 그걸 뛰어넘으려 항상 애쓰거든…, 그리고 인간의 가장 위대한 점은 바로 '사랑'이란걸 발명했다는 거야. 그건 미생물들의 세포분열과는 완전히 다른 거야. 알지 당신도? 꺽…. 인간의 가장 위대함은 바로 언제나 서로를 사랑한다는 거지. 아무리 상처가 나도 그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거든. 아! 오늘 기분좋다! 우리 사랑하는 이쁜이! 참, 우리 장군님들은 잘 자나? 얼굴 한번 보자! 모두 깨워, 다 깨워!
부인이 말리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서서히 소리가 잦아든다.
아내 : 그 이의 그 말을 듣던 순간, 전 그 말이 무슨 말인지를 금방 깨달았어요. 이상하게도 네게 작별인사를 한다는걸 알았죠. 이게 다 무당집안 내력이겠지만.
친구 : 그런 일이 있었군요.
아내 : (바깥은 내다 보며 아무런 말이 없다)
친구 : (시계를 들여보며) 아니,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안오지? 저녁 식사모임을 약속을 했으면 시간을 지켜야지. (아이들을 부르며) 철우야! 엄마한테 핸드폰 해서 어디쯤 오시나 여쭈어 봐라! 응?
혁은 아이들에게로 다가간다.
그때 아이들은 다가온 혁에게 장난을 친다.
아이들과 혁은 무대 뒤쪽에서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아내는 혁과 아이들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내다 본다.
아내 : 여보! 지금도 작년처럼 눈이 내려. 앞 마당 너머의 나무는 오늘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냥 서 있어. 이젠 서서히 겨울이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져. 밖은 저렇게 차가운 바람과 눈이 내리고 있는데, 내 마음은 지금 이 방처럼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당신마저 떠나 보낼 때는 도대체 무슨 희망으로 살아갈까 걱정했었는데. 변함없는 이 계절처럼 오늘도 살아가고 있어. 한때는 변함없이,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이 밉기도 했어.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까, 나도 그리고 아이들도 변함없이 일상처럼 살아가고 있어. 시간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마력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시간은 따뜻했던 지난날을 더 따뜻하게 느낄 수 있는 여유도 함께 주는 것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과 했던 기억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그 시간들이 점점 아름다운 추억으로 변해, 오늘을 사는 힘이 돼. 나도 무던히 서 있는 저 나무처럼, 이제 내일을 꿈꾸려 해.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그때, 큰 아이가 뒤에 다가와서 엄마를 놀래키려 한다.
아내는 미리 눈치채고 있었지만 놀라는 척 한다.
아이들, 아내, 친구의 웃음소리가 함께 들린다.
바깥에는 눈이 계속 내리고, 차가운 밤바람 소리가 더욱 강하다.
끝.
김현철
1969년 경남 고성 생
1996년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8년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이근삼 희곡론)
2000년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